다시 도는 美 생물보안법 시계…'올리고 강자' 에스티팜 기회 요인 부각

정기종 기자
2025.09.02 16:29

4분기 제2올리고동 상업생산 돌입…올리고핵산 API 생산력 '6.4몰(mole)→8몰' 확대
향후 증설 따라 최대 14몰까지 확장 전망…두배 가량 늘어난 라인에 유연한 생산 가능
美 생물보안법 재추진 속 中 대체자 모색 용이한 중소형 국산 CDMO 우선 수혜 기대

에스티팜 반월 생산시설 전경. /사진=에스티팜

중국 견제를 골자로 한 미국의 생물보안법 재추진에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의 수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우선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 업체 중 희소성 있는 올리고핵산 경쟁력을 보유한 에스티팜이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제2올리고동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어 겹호재를 누릴 가능성이 높단 평가다.

2일 에스티팜에 따르면 지난 7월 임상용 시료 생산 가동을 시작한 이 회사의 제2올리고동은 오는 10월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현재 제1올리고동으로 연간 6.4몰(mole) 규모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력은 8몰까지 늘어나게 된다.

상업 생산 돌입 즉시 가동률을 확보할 기반도 다져둔 상태다. 에스티팜의 상반기 말 기준 총 수주잔고는 2억9533만달러(약 4108억원)다.이 중 올리고 원료의약품(API) 수주잔고는 82.4%다. 지난해 말 수주잔량이 241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상당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해당 물량이 제2올리고동에 즉각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1올리고동은 소형 1개, 중형 1개, 대형 2개 등 총 4개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소형·중형·대형 각 라인이 1개씩 추가되는 제2올리고동 가세는 모든 라인의 가동 여력을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가동 중인 라인에 여유가 없는 기존에 비해 소량 생산부터 상업화 대량 배치까지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특히 에스티팜은 추가 유연성 확보를 위해 제2올리고동의 일부 공간에 라인을 채우지 않고 남겨둔 상태다. 업계는 향후 제2올리고동 증설이 완료될 경우 총 생산능력이 14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1올리고동 역시 증설 전 약 1.8몰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4분기 제2올리고동 상업 생산 시점에 맞춰 가동라인이 기존 4개에서 7개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현재 2개층을 비워둔 만큼 수주 및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몰'은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국제 단위계(SI)의 기본 단위다. 1몰은 약 6.022x10²³개의 분자 또는 원자를 의미하는데, 하나의 몰 안에 그만큼의 입자가 들어있음을 뜻한다. 올리고핵산과 같은 고분자 API는 질량·부피가 같아도 원료에 따라 들어있는 물질 양이 달라 킬로그램(kg) 또는 리터(ℓ)와 같은 단위로 생산량을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생산량을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몰 단위 표현이 필요한 이유다.

에스티팜 제2올리고동 가동은 단순 생산 능력을 넘어 글로벌 영향력 확대 측면에서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CDMO 시장 환경 변화가 맞물린 점은 에스티팜에 호재로 여겨진다.

국가별 의약품 관세율 조정과 글로벌 제약사 약가 인하 압박이 마무리 국면에 돌입한 미국 바이오 산업의 최근 화두는 생물보안법 재추진이다. 미국 정부 자금을 받는 기업·기관이 '우려 국가'에 속한 특정 CDMO 등과 협력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생물보안법의 핵심이다. 미국이 중국을 대표적 우려 국가로 분류한 만큼, 중국 기업의 미국내 영향력을 차단·제한하는 것이 법안의 목적으로 꼽힌다.

미국은 지난해 하원 통과 이후 상원까지 생물보안법을 밀어부칠 예정이었으나, 절차 투명성 논란과 대선 기간 우선순위 이슈에 밀리며 연기됐다. 이후 절차적 문제를 개선했고, 반중 각료와 인사들이 주를 이루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특성에 따른 연내 통과 전망에 힘이 실린다.

생물보안법 통과에 따라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것은 결국 대형 CDMO다. 규모의 경제와 직결되는 산업 특성에 기인한 결론이다. 다만 그 속도 측면에선 중소형 CDMO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오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대형 수주계약의 경우 곧바로 이를 대체할 상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바이오기업의 경우 보다 원활하게 대체 파트너를 모색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중소형 바이오 기업의 약 80%가 중국 CDMO 및 임상 시험기관과 계약을 맺고 있다. 아직 미국 매출 비중이 10% 수준인 에스티팜이 파고들 틈이 더욱 커진 셈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미국 생물보안법이 통과된다면 금리 인하 기조와 더불어 국내 CDMO 업체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최대 수혜주는 위탁개발(CDO) 역량이 강한 중소형 CDMO 업체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및 mRNA 백신의 원료로 사용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핵산) 합성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북미 클라이언트에게 효과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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