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포스트·프레스티지 회사채 발행한도↑…성장 VS 리스크

김선아 기자
2025.09.29 16:28
회사채 발행한도 상향 관련 정관 변경 내용/디자인=김현정

메디포스트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상향한다. 양사 모두 현재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몸집을 키워나가기 위해 필요한 발판을 만들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펀더멘털이 취약한 기업이 발행한도가 늘어난 만큼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오는 10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이번 안건에는 CB 발행 한도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미국 자회사에 약 140억원을 추가 출자한 점을 감안하면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3상과 상업화를 위한 재무적 발판을 마련하겠단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후기 임상과 허가, 상업화 과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으로 회사는 약 53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전환사채 한도 증액은 향후 자금 조달 선택지를 넓혀주는 동시에 미국 시장 '빅베팅'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한도 상향은 해외 대규모 후기 임상 진행을 위한 준비 절차"라며 "현재 구체적인 자금조달 일정이나 조건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환사채 발행 이외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 대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식 발행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주에서 3억주로 2배 늘렸다.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여러 종류의 회사채 발행 한도도 상향했다. CB는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2배, BW와 이익참가부사채(PB), EB는 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10배 확대했다.

일각에선 회사가 이번 조치를 통해 향후 유동성 리스크가 실현될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 것으로 본다.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6억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3년 3월 싱가포르 옥타바펀드를 대상으로 발행한 CB의 만기는 내년 3월로 약 5개월 남은 상태다.

다만 회사는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데다 검토 중인 계약이 있어 유동성 위기는 거리가 있단 입장이다.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 CB와 관련해서도 옥타바펀드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장기적 파트너 관계로 상호 합의가 됐기 때문에 걱정할 만한 부분이 아니라고 밝혔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나고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그에 맞춰 발행한도를 늘린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당장 CB를 발행하거나 발행 주식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각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개별적으로 상향하게 되면 주주들이 더 많이 불안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상향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한도 상향을 두고 단순히 좋고 나쁜 문제로 바라볼 순 없다고 짚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발행한도를 늘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다. 다만 펀더멘탈이 약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주주가치 훼손,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단 점도 배제할 순 없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발행한도를 늘렸다고 해서 주주가치나 주식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회사 입장에선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기회비용 측면에서 자본조달 비용을 계산했을 때 가장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근엔 우호지분을 획득하고 지배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렇게 되면 주주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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