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일라이릴리의 치매 신약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를 한국에서는 3년 뒤에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최근 허가된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가네맙')의 SC(피하주사)제형도 국내에선 2~3년 뒤에나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치매·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료접근성이 주요 국가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셈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키썬라를 초기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시판허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선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성인과 아포지단백E(ApoE4) 이형접합체 또는 비보유자인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경미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다.
키썬라는 치매의 원인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다.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제거한다.
키썬라는 임상3상 시험에서 인지기능 저하속도를 35% 늦췄다. 치매 임상등급(CDR-SB) 평가에서도 29% 개선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치매약 레켐비 대비 27% 높은 수준의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월 1회 IV(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약하며 약물주입에 1시간 이상 걸린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쓰인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같은 효능의 키썬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어렵다. 국내 의약품 사용승인을 얻기 위해선 주요 임상3상 시험에 국내 환자를 일정비율 이상 참여시키도록 권고하는데 기존 키썬라 허가 임상에 국내 환자가 없어서다. 이에 일라이릴리가 한국 환자를 포함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 임상시험은 2028년 7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뒤에나 키썬라의 국내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다른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의 SC제형인 '레켐비 아이클릭'도 한국에선 2~3년 뒤에나 사용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 아이클릭은 지난해 11월 국내출시된 레켐비 주사제 대비 편의성이 대폭 향상된 약이다.
치매 신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레켐비의 경우 비급여라 연간 치료에 2700만~3000만원 정도, 많게는 500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도인지장애·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치료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인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약 허가율·급여율이 낮다"며 "환자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약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지출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