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화이자가 미국 정부와 일부 약품가격 인하에 합의하면서 다른 제약사들에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이자는 일부 약품을 최대 85%(평균 50%) 할인가격으로 제공하는 등 최혜국대우(MFN)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약 98조원)도 투자키로 했다. 그 대가로 화이자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받게 된다.
화이자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의약품 고관세를 피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정부가 의약품 관세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빠르게 확정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까지 약가인하에 대한 압박이 영향을 미치려면 한참 걸리지 않을까 싶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17개 빅파마에 서한을 보낸 만큼 그쪽 상황을 지켜본 후 대응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례를 통해 다른 제약사들에 가이드라인을 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내 제약사들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화이자가 이번에 의약품 관세적용을 유예받은 배경으로 약가인하보다 앞으로 수년간 미국에 700억달러(약 98조2730억원)를 투자키로 한 결정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에선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에 소재한 일라이릴리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택했지만 대부분 국내 기업은 대규모 투자에 한계가 있다. 사실상 이들은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구두로 합의한 최혜국대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 최종 협상이 끝나지 않아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의약품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적용받아 1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