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는 비교적 힘을 쓰지 못했다. 코스피지수가 3500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한 많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릭스 등 일부 기업의 주가가 폭등했지만,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확보한 기업 위주로 투자심리가 집중되며 눈에 띄는 차별화가 나타났다. 실제 국내 주요 제약 및 바이오 기업으로 구성한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15.7%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47.9%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본다. 그동안 제약 및 바이오 업종은 미국의 약가 인하와 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 등 정책 불확실성에 악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다만 점차 시장에서 미국의 의약품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는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반영되면 성장업종인 바이오에 대한 투자수요가 개선될 수 있단 분석이다.
또 셀트리온이 미국 일라이릴리의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요 기업별로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바이오 5대 강국'을 천명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바이오 산업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오는 10월부턴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이 올해 실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만큼 실적 시즌을 맞아 시장 관심이 커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월엔 미국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바이오텍(바이오 기술 기업) 딜(거래) 증가에 주목하자"며 "화이자가 트럼프 행정부와 약가 인하 및 DTC(TrumpRx) 합의를 도출했는데, 이는 지난 4월부터 섹터를 누르고 있던 정책 리스크(위험)의 해소로 볼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현지 투자 등을 고려하고 있고, 셀트리온은 릴리(임클론)의 미국 공장을 인수했다"며 "호실적 및 인적분할 이벤트를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 레이저티닙 판매 성과 확인과 해외 API(원료의약품) 수출에 따른 호실적 가능성이 있는 유한양행을 최선호주(톱픽)으로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권해순, 이다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텍의 생태계가 새로운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기업의 글로벌 임상 진입 확대와 기술수출 증가, 플랫폼 기술의 글로벌 상업화 등으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단 설명이다.
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임상 연구 및 기술이전 성과가 구체화하면서 실적 기반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경우 업종 전반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2026년을 앞두고 주목해야 할 차세대 제약·바이오 대형주 후보로 △플랫폼 기반의 확장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된 기술 △차세대 성장 스토리 △기술 사업화 역량과 리더십을 갖춘 기업을 꼽았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은 이미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 선두 기업을 통해 소형 바이오텍이 혁신 플랫폼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형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며 "이런 성공 스토리가 후발주자이자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신생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