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국내 할인율, 원조약 대비 10~20%...추가인하 필요"

박미주 기자
2025.10.13 16:58

건약 "해외선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50% 이상 낮아지는데 국내는 인하 거의 없어"
업계 "한국 바이오시밀러 가격 낮은 편…보급률 확대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국내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의 원조약 대비 가격 할인율/그래픽=임종철

원조(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더 저렴한 약인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의 국내 보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값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원조 의약품 대비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값 할인 수준이 해외 대비 낮고 약값이 잘 인하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선 국내 약값 수준이 해외 대비 높지 않은 편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단 의견도 있다.

13일 약사 단체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 성분인 '인플릭시맙'의 원조약인 한국얀센의 '레미케이드주사' 100㎎ 가격은 1병당 36만6549원이다. 이 약의 복제약인 셀트리온의 '램시마주' 100㎎ 1병 가격은 32만6031원으로 원조약 대비 가격 할인율은 11%다. 또 다른 복제약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레마로체주' 100㎎ 가격은 원조약 대비 22% 낮은 28만5236원이다.

백혈병 등 치료에 쓰는 항암제 성분인 '리툭시맙' 관련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주' 50㎖ 가격은 1병당 80만3090원으로 원조약인 한국로슈의 '맙테라주' 50㎖ 가격 88만9698만원 대비 10% 낮다.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인 싸이젠코리아의 '싸이시맙주' 50㎖ 가격은 원조약 대비 19% 할인된 72만2781원이다.

유방암, 위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 주사제 성분 '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허쥬마주' 150㎎ 1병 가격은 28만4319원이다. 이는 원조약인 한국로슈의 '허셉틴주' 150㎎ 가격 35만6259원 대비 20% 낮은 가격이다.

이를 두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격 할인율이 해외 대비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미국이나 유럽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기업들이 시밀러 가격을 크게 낮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초기에는 오리지널 약가의 50% 수준에서 시작해 8~9년 차에는 80%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한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가격경쟁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시밀러 가격이 크게 인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다른 나라는 약값이 결정되는 구조가 경쟁적으로 더 낮은 약값을 가진 시밀러가 의사나 약사가 선택하기 유리한 구조라 약가 인하가 자동적으로 유도되는데, 한국은 그런 유도하는 체계가 없어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하가 거의 없다"며 "한국은 바이오시밀러가 수출산업이라 산업적 관점에서 약값을 유지하는 게 유리해 가격 인하를 위한 정책적 목표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 자료 등을 인용해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이후 트라스트주맙, 베바시주맙, 리툭시맙 성분 치료제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들이 출시 4년 차에 접어들면서 평균 판매 가격(ASP)이 초기 가격에서 50% 이상 할인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또 인플릭시맙 성분 바이오시밀러는 출시 9년 차가 지나면서 평균 판매 가격이 80%에 가깝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선 국내와 해외 간 직접 비교가 어렵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해외 대비 싼 편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로 약가 정책이 달라 비교가 어려운데 국내 최종 환자 부담 약가가 해외 외국 대비 낮은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에서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원조약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보급률이 높아지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데 아직 국내 바이오시밀러 보급률이 낮다"며 "바이오시밀러 처방 의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R&D(연구개발)과 임상시험 면에서 거의 신약과 같아 제네릭(화학 합성물질 복제약)보다 할인율이 높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규모가 작아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6월 발간한 '지식재산연구 저널'에 따르면 한국에서 원조약인 '휴미라' 점유율이 90% 이상을, '레미케이드'는 2016~2020년 점유율이 60% 정도로 높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침투율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를 위해 김태권 한국특허기술진흥원 책임연구원과 강태현 특허청 화학생명심사국 서기관은 "유럽은 환자가 참조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 환자가 차액을 부담하는 제도를 통해 환자의 저가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유도한다"며 "의사들에는 저가 구매에 대한 장려금, 처방 의약품비 절감에 의한 장려금을 포함해 바이오시밀러 처방 인센티브 제도 등을 확대해 바이오시밀러 처방 동기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바이오시밀러의 생물학적 동등성, 안전성, 임상에서 사용 경험, 제조공정의 우수성 등에 대한 확실한 증거와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홍보될 필요가 있다"며 "환자들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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