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이하 프론트라인)와 이중항체-이중페이로드 항체-약물접합체(ADC) 공동개발을 본격화하며 '삼성표 ADC'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임상 속도전에 능한 중국 바이오사와 협업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임상 진입 사례가 없는 신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1일 중국 프론트라인과 이중항체-이중페이로드 ADC 후보물질 개발 및 제조,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론트라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2종의 공동개발권과 특정 페이로드(ADC 의약품의 암세포 사멸 약물) 1건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업계에선 인적분할을 앞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번 계약을 통해 인투셀과 공동연구 중인 ADC와 관련된 잠재적 특허 리스크를 해소했을 뿐 아니라 차별화된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임상 속도전에 강한 중국 바이오사와 협업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신규 모달리티 분야를 선점하겠단 속내로 풀이된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피스는 차별화된 ADC 기술 보유의 일환으로 프론트라인과는 최초의 시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투셀과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시장성이 가장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프론트라인과 공동 개발하기로 확정한 파이프라인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인간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3(HER3) 타깃의 토포이소머라제-1 억제제 및 튜불린 억제제 기반 이중항체-이중페이로드 ADC 'TJ108'이다. 전 세계적으로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EGFR·HER3 타깃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은 모두 단일 페이로드 ADC다. 듀얼 페이로드 기반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의 중국 알파맵 온콜로지의 'JSKN021' 등 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글로벌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EGFR·HER3 타깃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중국 시스티뮨의 '이자브렌'(BL-B01D1), 아벤조 테라퓨틱스-중국 듀얼리티 바이오테라퓨틱스의 'AVZO-1418' 등이 있다. 개발이 가장 빠른 건 이자브렌이다. 이자브렌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구두발표된 글로벌 임상 1상 초기 결과를 통해 기존 EGFR TKI 내성 환자의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특히 해당 임상 결과는 앞서 진행된 중국 임상에서 확인된 효능과 안전성이 글로벌 임상에서도 재현됐단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BMS는 현재 1차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2차 전이성 EGRF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전이성 요로상피암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다른 적응증에 대한 연구도 계획 중이다. 중국에선 이미 시스티뮨이 비인두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자브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임상 1상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등의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임상 개념검증(PoC) 데이터를 빨리 얻을 수 있다"며 "새로운 모달리티를 개발할 경우 기본적인 안전성 등을 확인할 때 중국 임상이 굉장히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첫 번째 중국 파트너사로 낙점한 프론트라인도 설립 4년차 벤처기업이지만 높은 임상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마틴 S. 올리보 프론트라인 최고의료책임자(CMO)가 2022년 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시스티뮨 CMO를 역임하며 이자브렌의 비소세포폐암 중국 임상 1상 등에 참여했단 사실이 눈길을 끈다. BMS와 시스티뮨은 2023년 12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