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20~30대 젊은 암 환자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20~39세 젊은 암 환자가 1만9000여 명에 달할 만큼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학적인 치료와 정보 전달을 비롯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포괄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2일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병원 교육연구관에서 '젊은 암 환자의 다학제 진료 - 치유와 소통, 맞춤 치료, 자립 강화'를 주제로 '젊은 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료진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젊은 층의 다빈도 암인 대장암, 유방암, 자궁·난소암의 특성을 알리고 심리·사회적 지원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은 '젊은 암'의 특성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암교육정보센터 책임교수)는 45세 미만이 전체의 34.8%(한국유방암학회)에 달하는 유방암의 임상적 특징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같은 병원 종양내과 김정은 교수가 '젊은 대장암 환자의 조기 발병'을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가장 높은 수준인 대장암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산부인과 김주현 교수도 '젊은 여성 부인암'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두 번째 세션인 '젊은 암 생존자와 정책적 지원'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나서 △가임력 보존과 임신의 안전성(산부인과 김주희 교수) △청년 암 생존자의 정신건강(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장기 합병증과 건강관리의 중요성(가정의학과 조유선 교수)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강예나 사무관이 '가임력 보존 시술의 국가 지원 확대 방안'을, 유선영 산부인과 전문간호사의 '성 기능 저하 및 심리적 위축 등 성 건강 문제'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김희정 교수는 "젊은 암 환자들이 치료를 넘어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학업·복직·결혼·임신 등 삶의 다양한 문제를 다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젊은 암 환자들이 조금 더 나은 치료와 치료 이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의료진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은 젊은 암 환자의 건강관리와 소통을 위한 'MY HOPE' 운동 크루 창단식도 거행했다. MY HOPE 크루는 의료, 심리, 사회, 운동, 영양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청년 암 생존자 통합지원 프로그램으로 내년 4월 말까지 총 6개월간 활동할 예정이다.
MY HOPE 운동 크루는 암 환자와 암 환자의 가족, 친구 등이 참여한다. 활동기간 월 2회 이상 자발적으로 달리기, 등산 등을 진행하고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한다. 항암치료 중이라도 함께라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숲길헌터스(숲길을 걸으며 건강과 친목을 도모하는 사냥꾼)'를 비롯해 △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함께 슬퍼해주고 운동해준 고마운 인연들과 더욱 건강해지고 싶다는 '암시롱롱런(암 싫지만 다 괜찮다! 오래 살자)' △ 등산을 통해 몸의 회복뿐 아니라 마음의 회복까지 이어지도록 서로의 존재가 희망의 증거가 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걸어봄크루(걸으며 다시 봄을 맞이한다)' 등 다양한 크루들이 참여한다.
MY HOPE 크루 '암시롱롱런' 소속 40대 유방암 환자 김모씨는 "암 치료 전에는 운동을 굉장히 즐겼었는데, 치료 이후 마음처럼 몸을 쓸 수 없어 점점 운동하려는 마음이 사라지곤 했다"며 "서울아산병원의 'MY HOPE 크루'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화하고 친구들과 함께 추억도 쌓고 건강도 지키고 싶다"고 했다.
30대 자궁육종암 환자로 '노고산메이트' 크루원 조모씨는 "제 또래 친구들이 (암 투병이 알려진 뒤) 서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주게 됐다"며 "정기적인 크루 활동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우고 서로를 격려해 내년 모두 함께 한라산 등반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MY HOPE 프로그램은 젊은 암 생존자들의 '치료 이후의 삶'을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의지를 담은 새로운 도약"이라며 "최상의 치료에 더해 '삶의 복귀와 회복'까지 고민하며 치료를 마친 젊은 암 환자들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