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

2002년 발생한 '여대생 청부살인' 주범에게 허위진단서 발급해 처벌을 받은 의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 심사위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심평원이 해당 의사를 채용한 사실은 부적절하며, 해당 심사위원을 즉각 해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평원장이 책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02년 발생한 이른바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주범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처벌받은 의사가 현재 심평원 진료심사위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심사위원은 2017년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 형을 받았고 그보다 앞선 2013년에는 대한의사협회로부터 3년간 회원 자격정지를 받은 전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분이 심평원 진료심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임명 시점을 보니까 올해 3월 공모 절차를 거쳐서 4월에 임명됐더라"며 "당시는 내란 계엄으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이 심사위원은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님과 같은 학교의 동기라고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강 원장은 "예"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런 사람을 진료 심사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원장님"이라며 "진료심사위원은 의료기관의 의료 진료비 청구에 대해서 의학적 타당성을 심사하고 그 기준을 정하는 핵심 역할이다. 의학도 타당성을 심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명이다. 그래서 진단명을 제대로 쓰지 않은 진단서 허위 작성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의사를 건강보험 심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평원) 블라인드를 보시면 직원들의 분노와 실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원장님 이제는 이런 분을 심사위원으로 임명한 사람으로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때다. 해당 심사위원 즉각 해임하시고 원장님도 이 인사에 대해서 책임지고 사퇴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강 원장은 "해당 의사가 심평원 심사위원으로 임해야 될 당시에는 저희들 입장으로서는 해당 사건이 10여 년이 지났고 임용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아서 심사위원 업무에 수행에 지장이 없을 거라고 판단을 했다"며 "다만 현재와 같이 해당 위원의 문제가 사회적 사장 등 문제가 되면 직위해제나 인사조치 징계처분 등 가능한 조치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있고 거취는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채용 관련해서 의료법 위반 전력을 더욱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해서 의료법 중에서도 특히 진단서라든지, 의사 면허증이 취소되거나 정지된 이런 이력이 있는 경우는 배제하는 그런 제도를 좀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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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은 전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이던 윤길자씨가 20대 여대생 하모(당시 22세) 씨를 자신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해 청부살해한 사건이다. 윤씨는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유방암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형 집행 정지를 받아 민간병원 병실에서 생활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심평원 진료심사위원(당시 연세대 의대 교수)은 윤씨의 형 집행 정지를 받도록 돕기 위해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류 전 영남제분 회장과 공모해 허위진단서를 작성·행사한 혐의로 2017년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대한의사협회로부터 3년간 회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