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누구나 '체중 증가'에 약한 시기가 따로 있다. 생애주기별 신진대사 기능이 다른 데다,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활 습관이 달라지기 쉬워서다. 특히 40대를 넘기며 체중 관리에 소홀하면 중년기·노년기 비만과 이에 따른 합병증을 막기 힘들다. 비만 전문가인 대구365mc병원 서재원 대표병원장의 도움말로, 태아부터 40대까지 생애주기별 체중 조절 골든타임 시기와 대처 방법에 대해 짚어본다.

일생 중 비만 예방의 첫 골든타임은 뜻밖에도 태아 시절이다. 엄마의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범위(18.5~24.9)를 벗어나거나, 임신 중 체중이 15㎏ 이상 늘면 그렇지 않은 임산부보다 과체중·거대아를 낳을 위험이 2.27배 더 높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신생아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양을 공급하느냐도 아기가 비만한 체질을 가질지 여부를 가른다. 영유아기 수유, 식사 환경은 성장 이후 식습관 형성과 대사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개월까지 '완전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이후 수유·이유식 병행을 권고한다. 모유 수유는 단순히 영양 공급에 그치지 않고 면역력 형성과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모유 수유는 장기적으로 비만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동·청소년기에 살 찌면 '성장 과정이겠거니' 여겨 체중 관리를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성장기에 잘못된 생활습관이 굳으면 소아비만을 거쳐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 병원장은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특정 부위의 지방이 두드러지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성장기에 체지방·내장지방이 너무 많이 쌓이면 소아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고,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체지방이 늘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면서 2차 성징이 빨라진다. 이에 따라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성장이 빨리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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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성장과 건강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4~6세는 하루에 약 1600㎉를, 7~9세는 약 1800㎉를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의 비율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이상적이다.
단, 비만 아동이라 해서 식이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영양·성장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 병원장은 "비만 아동은 생활습관을 개선해 현재 체중에서 살이 더 찌지 않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키는 크면서 체질량지수는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30대 직장인 가운데 입사 때 입던 정장이 맞지 않거나 바지 허리가 갑자기 타이트해진 경우, 체중 최고점이 몇 달 단위로 경신된다면 체중 감량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시기는 조금만 도전해도 체중을 쉽게 뺄 수 있어, 관리 여부에 따라 이후 체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시기엔 대사량이 줄어드는 데다 생활습관이 가장 심하게 변한다. 365mc가 지난해 5월, 지방흡입 및 지방추출주사(람스) 시술 고객 3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3%가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과로, 직장 스트레스에 따른 식습관 변화가 주된 원인이었으며 '식사 속도 증가'가 48%로 가장 많았다. △늦은 시간 식사(47.1%) △식사량 증가(46.4%) △고칼로리 음식 섭취 증가(44.1%) 순으로 뒤를 이었다.
회식 자리에선 음주를 줄이고 안주는 생선회 같은 단백질 위주로 선택해보자.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만 해도 살찌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주 2~3회 근력운동과 함께 계단 이용 등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게 권장된다. 서 병원장은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유지하고,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걷기·스트레칭부터 시작해 활동량을 늘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 된다"고 말했다.

40대는 근육량·기초대사량이 비교적 유지되는 시기로, 체중 관리 반응도가 높은 구간이다. 이 시기에 살이 찐 상태를 방치하면 지방이 눌러앉으면서 체중 관리 효율이 떨어진다. 또 이 시기에 체지방률을 높이면 노년기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같은 근골격계 질환, 대사질환이 찾아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40대 초중반 체중 관리는 체중을 단순히 빼는 것뿐 아니라 신진대사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혈당·콜레스테롤 등 대사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해보자. 근육량이 줄어든 것을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체성분을 수시로 측정해 분석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 병원장은 "중년 시기 비만은 체중은 물론 허리둘레와 검진 수치를 함께 보고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특히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 감소를 늦출 수 있어 50~60대 체중 유지와 대사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기는 생활 패턴이 이미 고착된 시기로, 골든타임을 인지하더라도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개인별 체질 차이나 생활습관의 한계로 체중 관리가 어려우면 GLP-1 계열 치료제 투여, 지방흡입 시술·수술 등 의술을 개입한 적극적인 체형 관리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