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에 '비늘'이…"서른 넘어 웬 아토피가?" 추울 때 심해지는 이 병

정심교 기자
2025.11.18 0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건선 병변들. /사진=서울아산병원

겨울을 앞둔 요즘 건선 환자들은 괴롭다. '추위'와 '건조함'이 건선 악화를 부추겨서다. 차가운 바람과 낮은 습도는 피부장벽을 약화해 염증 반응을 자극할 수 있어 건선 병변이 심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건선 환자는 약 15만6000여명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은백색 각질이 두껍게 쌓인 판, 구진(피부가 솟아오른 병변) 형태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단순한 피부 병변을 넘어 전신 염증 질환으로 분류된다.

건선은 주로 대칭성으로 발생하는데, 사지의 폄 쪽(특히 정강이), 팔꿈치, 무릎, 엉치뼈,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피부에 붉은색의 작은 좁쌀알 같은 발진(구진)이 생기고, 이것이 호두·계란 크기로 커진다. 이후 그 주위에서 좁쌀 같은 발진이 새로 생기는데, 이것도 커지면서 서로 합쳐져 결국 큰 계란이나 손바닥만 한 크기로 커진다. 그 위에는 하얀 비늘 같은 인설이 겹겹이 쌓인다.

건선이 오래되면 피부 병변 외에도 관절 등 다른 부위를 침범할 수 있다. 건선은 비만·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외관상의 불편을 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김대현 교수는 "건선은 면역계의 불균형에서 출발한다"며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보조 T세포인 Th1, Th17 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염증성 물질이 방출되고, 그로 인해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이 비정상적으로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 외상, 감염, 차갑고 건조한 기후, 스트레스, 특정 약물 등도 발병·악화에 영향을 끼친다.

건선이 잘 생기는 부위. /자료=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흔히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을 혼동한다. 하지만 발병 연령·병변 부위·증상 양상에서 차이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소아·유아기에 시작되고 팔, 목뒤 등 몸의 '접히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건선은 20대 성인기에 갑작스레 발현하는 경우가 많고 10대, 3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두피·팔꿈치·무릎 등 자극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몸의 '돌출 부위'에 호발하며, 50~70% 건선 환자에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건선은 대부분 맨눈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피부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중증도는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와 BSA(Body Surface Area) 등을 활용한다. PASI는 병변의 홍반·두께·각질 정도의 합과 병변 범위를 부위별로 가중치를 둬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BSA는 병변이 차지하는 체표면적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PASI 10점 이상, BSA 10% 이상인 경우 '중증 건선'으로 분류한다.

김대현 교수는 "건선은 일조량이 적고 건조한 겨울철에 특히 악화하기 쉽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으로 인해 긁게 되고 이로 인한 피부 외상이 또 다른 병변을 만들거나 기존 건선을 악화할 수 있다"며 "겨울철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자주 바르고 피부 자극과 손상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장기적인 생활 관리가 중요한 만성 전신질환이다. 김 교수는 "연말을 앞두고 식습관이 흐트러지거나 음주량이 늘어 체중 증가나 대사 이상 등으로 건선이 악화할 수 있다"며 "과음·과식을 피하고, 감기 같은 감염병 예방에 주의하며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로 건선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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