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주사이모' 논란에 의사들 격앙..."자율징계권 절실하다"

홍효진 기자
2025.12.09 16:10

의협 "자율징계권으로 선제적 자정 이뤄져야"
의약품 불법유통, 본질적 문제…"내부고발 필요"
의협, 이번주 '박나래 주사이모' 의료법 위반혐의 고발 예정

개그우먼 박나래. /사진제공=이엔피컴퍼니(머니투데이DB)

방송인 박나래가 일명 '주사 이모'를 두고 불법 의료시술을 받아왔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의사집단에선 자율징계를 통한 선제적 자정 구조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술 관련 의약품 유통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내부 고발·처벌 절차 등을 통한 자율 정화 체계가 갖춰져야 지금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할 수 있단 주장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박나래의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행위를 실질적으로 감시·정화할 수 있는 '자율징계권'을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부여해야 한단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자율 정화는 자신이 속한 전문가 집단의 면허 관리 등 징계를 거쳐 스스로 내부 규제 수준을 강화하는 개념으로,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에선 법정 의사단체 및 지역 면허기구 등을 통한 자율징계가 이뤄지고 있다.

의협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택·차량에서 박나래에게 수액 등을 투여한 주사 이모 A씨가 국내 의사 면허가 없는 인물임을 확인, 자율징계 구조가 이 같은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선제적으로 경계하고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전날 의협은 자신을 의사라고 주장한 A씨에 대해 내부 정보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국내 의사 면허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이번 주 내로 A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나래 '주사이모'로 알려진 A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한 본인 사진. A씨는 자신의 SNS 프로필에 본인을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 한국성형센터장(특진교수), 에스앤에이치메디그룹 대표(병원경영·외국인 유치·해외병원컨설팅), 리오라셀(병원·홈케어 전용 화장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사진=A씨 인스타그램

특히 의료계는 A씨의 시술이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뤄졌단 점에서 의약품 유통에 대한 본질적 허점을 꼬집는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시술 의약품이 특정 병·의원에서 흘러나갔을 가능성도 높다"며 "필요하지 않은 경우임에도 처방이 이뤄졌거나, 허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대리 처방이라면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의약품)관리 책임은 결국 담당 의사 및 병원장에게 있기 때문에 사실상 내부 고발도 필요하다"며 "자율징계권을 통해 내부 징계 절차가 활성화된다면 이러한 불법 의료행위 관련 문제를 더 신속히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에 대한 의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윤리적 측면에서 자율 정화 구조가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의사 징계 체계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취소·자격정지 △복지부 장관 또는 관할 지자체장의 의료업 정지·개설 허가 취소·의료기관 폐쇄·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의사회의 고발 또는 행정처분 의뢰·5000만원 이하의 위반금 부과 및 품위손상행위(의료법 66조1항1호)에 한해 자격정지 요구·전문가 평가제 등으로 구분되며 중앙정부가 징계권을 갖고 있는 구조다. 이에 의사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의학적 측면에서 충분히 문제 소지가 있는 사례를 막기 위해선 지금 같은 중앙정부 중심 구조가 개선돼야 한단 입장이다.

예컨대 '다이어트 성지'로 불리는 일부 병원에서 환자에게 여러 약제를 한꺼번에 처방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 환자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약제가 포함될 수 있음에도 의사 고유 권한인 처방권에 대해선 법적 처분이 어렵단 것이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환자 진단과 책임 권한을 의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처방해도 법적으로는 처분할 수 없지만, 내부에서 학회 자문을 구해보면 다이어트약으로 과도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단 판단이 나올 때가 있다"며 "상식선에서 벗어난 의료행위가 현장에서 적잖지만 제도적으로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을 전문가들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흔히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분위기 때문에 법과 원칙대로 진료하는 의사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잘못을 저지른 의료진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단체가 보여주는 것이 집단 전문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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