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가 전화 안 돌려도 된다"…복지부가 응급환자 병원 선정

박미주 기자
2026.02.25 10:00

복지부·소방청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실시…119구급대 대신 광역상황실이 병원 선정
내달 광주·전북·전남 3곳서 시범사업 실시, 이후 올 하반기 전국 확대 계획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구급대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보건복지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을 선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이런 내용의 시범사업을 광주·전북· 전남 3곳에서 시행하고, 올 하반기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을 위해 119구급대가 일일이 전화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급실 뺑뺑이'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적정 응급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이송과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 운영을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범사업은 오는 3~5월 3개월간 진행한다.

시범사업에서는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구급대가 환자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구상센터)에 동시 전송한다. 이후 광역상황실이 적정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이송 병원을 선정해 119구급대에 안내한다. 신속한 병원 선정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구상센터와 광역상황실이 함께 병원을 선정한다.

이송이 지연되면 광역상황실이 안정화 처치가 가능한 우선수용병원을 선정해 환자를 수용한다. 다만 심정지 등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지침에 따라 정해진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응급환자 중 최종치료를 위해 초기 처치, 치료 후 다른 병원으로 이동이 필요한 경우 119구급대에서 환자 이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등증 이하 응급환자는 119구급대가 이송지침과 병원의 의료자원 현황을 확인해 곧바로 이송한다. 이 과정에서 이송 전 환자 정보를 해당 의료기관에 사전 공유한다. 절단된 손·발 수술(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은 인근 시·도 의료자원까지 고려해 상황별·증상별로 이송할 병원 목록도 정비한다.

사진= 복지부

119구급대, 병원, 광역상황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 등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공유도 강화한다.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파악해야 할 환자정보 항목을 정비하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해당 정보를 병원과 광역상황실 등에 신속히 전달하도록 한다.

병원의 중환자실, 수술실, 자기공명영상(MRI)·전산화단층촬영(CT) 장치 등 의료자원 현황 정보도 정비한다. 병원의 응급환자 수용거부 사유를 구체화하고, 질환별 수용곤란 사전고지를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환자 수용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최신 상태로 관리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이송체계 혁신(안)의 전국 확산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 운영위원회에는 복지부, 소방청, 중앙응급의료센터, 시·도 응급의료담당 부서, 지역소방본부, 시·도 응급의료지원단 등이 참여한다. 위원회에서는 시범사업 세부운영 가이드라인, 사례 점검 계획 등을 논의한다. 또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올해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각 지역의 의료여건에 맞는 응급이송체계를 만들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지역 외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지침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별 순회 간담회를 열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침 보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응급환자 중증도에 맞는 적정 치료가 병원별로 제공될 수 있도록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을 보완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복지부와 소방청 모두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번 시범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시범 사업은 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에 빨리 이송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과정이며, 소방은 오로지 국민이 길 위에서 불안에 떨지 않도록 생명 보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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