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ASP 확대, 항생제 내성 잡는다

박정렬 기자
2026.02.26 04:14

범부처 합동 대책 수립, 내년까지 170곳 사업 적용
중소·요양 병원 도입 지원...감염병 줄여 '내성 예방'도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를 잡기 위한 세 번째 5개년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두 번째로 많은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균 위험이 큰 편이다. 정부는 항생제 적정사용, 내성균 확산예방의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고기, 야채 등 식품을 통한 항생제 노출예방에도 힘쓴다.

질병관리청은 25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식품부·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 6개 부처와 공동으로 수립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공개했다.

항생제 내성은 노출에 비례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튀르키예 다음으로 많은 항생제를 쓴다. 정부가 '사용량 관리'에 나선 배경이다. 항생제를 꼭 써야 하는지 의사·약사가 집중 모니터링하는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ASP) 시범사업을 내년까지 170개 종합병원(301개 병상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후 본사업 전환을 추진한다.

국가별 항생제 사용량 비교/그래픽=윤선정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은 감염전담 관리자를 두기 어려운 만큼 지역별로 선도병원을 지정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중소병원의 ASP 도입을 지원키로 했다. 2029년 이후 요양병원 인증기준에 ASP 항목신설도 검토한다. 폐렴 등 자주 발생하는 질환은 항생제 사용지침을 개발·보급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적정한 처방이 이뤄지게 지원한다.

항생제를 써야 하는 감염병을 줄이는 '예방 중심 전략'도 병행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감소에도 불구하고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CRE) 감염증이 확산했다. 2021년 2만3000여명에서 2025년 4만9000여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고령환자가 많아 더욱 치명적이라 각 의료기관은 CRE를 '최우선 관리대상'으로 격리병상 확보 등에 주력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요양병원 등은 환자를 격리하거나 인력부족으로 처치역량에 집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항생제 내성균(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발생 추이/그래픽=윤선정

이에 정부는 각 지자체가 CRE 감소를 주도하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비를 지원해 시도별로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CRE 조기진단과 소모품을 지원하는 등 감염확산을 선도적으로 예방할 방침이다. 올해 3개 시도, 32개 의료기관에 지원을 시작해 2029년까지 의료기관 수를 150개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생제 내성관리는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긴 호흡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감염예방관리료 적용대상을 대형병원에서 요양병원까지 확대하고 ASP를 도입하는 등 정부예산 지원이 본격화하는 것은 감염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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