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테라 "非가돌리늄 MRI 조영제로 '하이밸류·하이리턴' 모델 입증"

정기종 기자
2026.03.09 10:13

'INV-002', 근골격계 첫 정식 허가 조영제 도전…오프라벨 시장 제도권 전환 기대
조기 기술수출 대신 상업화 기반 구축…자산 가치 극대화 한 파트너십 전략 초점
신태현 대표 "기술 본질은 조영제 아닌 플랫폼…다중 페이로드 ADC 경쟁력도 자신"

신태현 인벤테라 대표(왼쪽)과 유태숙 최고사업책임자(CBO, 사장)이 서울 서초구 인벤테라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나노의약품 개발기업 인벤테라가 세계 최초 비(非)가돌리늄 기반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상업화에 도전한다. 조기 기술이전에 의존하는 기존 바이오텍 모델과 달리, 상업화 기반을 확보한 뒤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하이밸류·하이리턴'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태현 인벤테라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조기 기술이전을 중심 전략으로 두지 않았다"라며 "자력으로 품목허가까지 가능한 경쟁력을 자신하는 만큼, 파트너십은 자산이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단계에서 하는데 초점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유태숙 최고사업책임자(CBO, 사장) 역시 "너무 초기 단계에서 라이선스 아웃을 하려다 보면 기술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때문에 회사는 '하이밸류, 하이리턴'(High-value, high-return)을 라이선스 아웃의 기본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벤테라 전략 배경에는 상업화를 노리고 있는 핵심 파이프라인 'INV-002'가 있다. INV-002는 근골격계 자기공명관절조영술(MRA)에 특화된 MRI 조영제로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현재 의료 현장에는 이미 MRA 검사 수요가 존재하지만 이를 위한 정식 허가 조영제가 없는 만큼, 계열 내 최초 신약 지위를 노리는 품목이다.

현재 의료현장에선 근골격계 MRA 검사를 위해 정맥 주사용 가돌리늄 조영제를 희석해 관절강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허가 범위를 벗어난 사용이지만 미세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시장 수요는 존재하지만, 정식 허가 제품이 없어 임시 방편이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INV-002는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약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의료 수요를 제도권 시장으로 전환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 이는 의료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프라벨(의약품이 허가받은 적응증·용법·용량 범위를 벗어나 사용되는 것) 방식은 현장에서 희석 조제 과정이 필요하고 감염 위험 등 관리 부담이 따르지만, INV-002는 별도 조제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 역시 강점이다.

기존 MRI 조영제는 대부분 가돌리늄 기반 제제다. 가돌리늄 조영제는 영상 품질 측면에서는 강점을 지니지만 체내 축적 가능성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일부 환자에서 뇌나 뼈 등에 가돌리늄이 잔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글로벌 규제기관과 의료계에서도 대체 기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INV-002는 철(Fe) 기반 나노 조영제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부각된다. 기존에도 철 기반 조영제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영상이 어둡게 나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인벤테라는 이를 극복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 품목 지위를 노린다.

유 CBO는 "초기에는 견관절 질환을 대상으로 한 우선 상업화를 추진하고 이후 고관절, 슬관절, 발목 등 다양한 관절 질환으로 적응증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림프계 MRI 조영제 'INV-001'은 현재 임상 2a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1상을 생략하고 2상으로 진입하는 IND를 승인했다. 국내 임상 데이터 만으로 미국 후속 임상 승인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회사의 임상 설계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신 대표는 "국내 임상을 기반으로 미국 IND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이 글로벌 규제기관에서도 인정된 것"이라며 "위와 해부학적으로 겹쳐 MRI에서 잘 보이지 않는 췌관과 담관을 선명히 보기 위해 위 신호를 제거하는 췌담관 질환 진단용 경구 MRI 조영제 'INV-003' 역시 비임상 연구 완료 후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벤테라는 원천기술 확보와 임상, 품목허가까지는 직접 수행하고 생산은 외부 파트너와 협업하는 'FIDDO'(Fully Integrated Drug Development Organization)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LG화학이 생산하고, 동국생명과학이 상업용 완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국내 및 중국, 일본, 동남아지역의 독점적 판매와 수출을 담당한다. '잘 하는 업무'에 최대한 집중해 성과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상업화 과정에서의 위험 부담 역시 줄일 수 있는 전략이다.

또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는 플랫폼 기술이다. 신 대표는 "회사 기술의 본질은 조영제가 아니라 나노 의약품 플랫폼"이라며 "표면에 무엇을 붙이느냐에 따라 조영제도 되고 치료제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특성은 글로벌 항암신약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ADC 기술로 꼽히는 다중페이로드 분야에서 차별화 된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신 대표는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이는 구조인데 저희는 나노입자에 약물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링커처럼 활용하면 DAR(Drug-to-Antibody Ratio, 항체 1개에 붙은 약물의 수)를 크게 늘릴 수 있고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다"라며 "ADC 분야에선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전략도 검토 중으로 비교적 빠른 시기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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