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절벽' 앞둔 빅파마에 K바이오 기회↑…내달 AACR서 기술력 시험대

정기종 기자
2026.03.13 14:57

내달 17일 美 개막하는 세계 3대 암학회…국산 유망신약 초기 데이터 잇따라 공개
삼성바이오에피스, 첫 신약 파이프라인 'SBE303' 전임상 데이터 최초 공개
알지노믹스·오름테라 등 주요 데이터 첫 선…블록버스터 특허만료 속 기회 부각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내달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에 참석해 각 사 기술 경쟁력 알리기에 나선다. 기존 항암제들과 차별화 가능한 기전 또는 모달리티(약물전달)의 파이프라인 발표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수년 내 도래하는 주력 항암제 특허만료에 글로벌 제약사 기술도입 수요가 높아진 만큼, 초기 유망 물질의 해외 기술이전 계약 기회 동력이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알지노믹스, 오름테라퓨틱,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내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하는 AACR을 통해 각각 개발 중인 항암 파이프라인 초기 데이터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글로벌 학술행사다. 비교적 초기 연구단계 물질 관련 데이터 발표가 주를 이루는 자리로 잠재력 높은 유망 신약후보를 선별하기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 공개되는 국내사 데이터는 각 사별 최초 또는 차별화 요소 공개를 통해 파이프라인 가치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첫 신약 파이프라인 'SBE303'의 전임상 데이터를 최초 공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SBE303은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인투셀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개발한 ADC 항암 신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항체에 인투셀 링커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품목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정체성이 짙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 시험대라는 점에 집중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뒤 임상 진입을 준비 중에 있다"라며 "100명 이상의 대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임상은 상반기 내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NA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알지노믹스는 올해 행사에 참가하는 국내사 중 유일하게 구두발표에 나선다. 발표 핵심 내용은 임상 1b/2a상 단계 간암 유전자치료제 'RZ-001' 임상 중간결과다. 해당 임상은 현재 간암 표준치료제인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투여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발표는 RNA 편집 기전 약물의 개념입증(Poc) 데이터 첫 공개라는 점에 의미가 부여된다. 여기에 RZ-001이 미국에서 간암과 교모세포종 대상 패스트트랙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후속 개발 속도를 가를 주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ORM-1153'과 관련된 차세대 항체접합분해제(DAC) 독자 링커 데이터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ADC의 일종인 DAC는 항체에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 대신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붙인 기술이다.

독성 기반이 아닌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으로 기존 약물이 억제하기 어려운 단백질까지 타깃할 수 있어 보다 넓은 타깃 범위 설정과 안전성에 강점이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이미 DAC 임상 성공을 기반으로 또 다른 후보물질(ORM-6151)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기술이전 한 경험이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삼중타깃 면역항암제 플랫폼 '멀티앱카인'이 적용된 항암 신약후보 'AR170'과 'AR166'에 대한 전임상 데이터 발표에 나선다. 멀티앱카인은 항체와 사이토카인을 결합한 면역활성 단백질로 종양 타깃은 물론, 면역세포 활성과 면역조절까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술 개념이다. 특히 종양 주변에서만 면역반응이 강화돼 전신 면역 과활성 감소를 통한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화 된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멀티앱카인과 관련해 3종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데 우선순위에 있는 AR170·166에 대한 데이터부터 공개하기로 했다"라며 "두 파이프라인은 모두 내년 임상 1상 IND 신청을 예정 중이며, 후속 파이프라인 역시 2028년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발표가 주를 이루는 올해 AACR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배경은 최근 부상한 글로벌 제약사 '특허절벽'이다. 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비롯해 옵디포, 엘리퀴스, 티센트릭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줄줄이 특허만료가 도래한다.

신약 특허만료는 복제약 시장 진입으로 이어져 매출 급감의 배경이 된다. 때문에 해당 품목들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규 유망 물질 도입 또는 M&A를 통해 대안 확보에 힘을 싣는 중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6~2030년 특허 만료 예정인 의약품 매출 규모는 2300억달러(약 342조72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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