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쏟아지는 '의료공약'에…"표심잡이 공약 남발" 의료계 비판

홍효진 기자
2026.03.30 16:26

6·3 지방선거 앞두고…'의료'도 핵심 키워드로
돌봄체계 확대·의전원 및 병원 신설 약속
의료계 "의료체계 고민 없는 선심성 공약" 비판

서울시장 선거 예비후보 의료(돌봄 포함) 관련 공약.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6·3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의료'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지역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병원 신설을 약속하는 가운데, 서울시 대학 내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구상까지 나온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표심용 의료 공약의 남발"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6월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여야 예비후보들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 목적의 의료 서비스 공약을 연이어 언급하고 있다. 크게 보면 여당은 '통합돌봄 체계 강화'를, 야당은 '의사 인력 확대'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시니어층 증가에 중점을 둔 공약을 최근 발표했다. 의료진·사회복지사·영양사·물리치료사 등 다학제 팀 기반의 '서울형 돌봄주치의 제도' 도입과 스마트헬스케어센터 확대 운영이 골자다.

같은 당 박주민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존엄한 노후' 실현(재택의료센터 45개소 추가 지정, 돌봄 신청 후 24시간 내 간병·동행 인력 파견 등) △서울형 탈모안심케어(19~39세 탈모 진단자에 연간 20만원 바우처 제공) 등이 담긴 공약집을 공개했다. 박 후보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급의료조정센터 설치' '아동·청소년 의료비 100만원 초과 서울책임제' 등 의료 돌봄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전현희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통합돌봄 종사자 처우 개선과 서울시민을 위한 치과 주치의제 도입을 언급했다. 전 후보는 특히 '돌봄 종사자 처우 혁신 5대 공약'을 통해 이들의 임금 가이드라인 도입 및 건강권 확보, 긴급지원제도 도입 등을 약속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서울시립대 의전원 설립'을 제안하며 공공의사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서울이 지역의사제에서 제외된 것을 "역차별"이라고 주장, 은평·노원·송파 등 일부 구를 의료 사각지대로 명시했다. 윤 후보는 "40명 정원 배정 후 서울시가 관련 재정 전액을 책임질 것"이라며 "졸업 후 15년간 서울시 산하 공공의료기관에 의무 복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에서 발령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해제된 지난해 10월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방 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병원 유치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강기정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예비후보는 동부권(순천) 전남통합의대 신설 및 서부권(목포) 빅4급 종합병원 유치 등을 내세웠다.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를,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삼성서울병원 대구 분원 유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정치권이 '표심용 의료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특히 의대 설립은 정치적 목적으로 얘기할 소재가 아니"라며 "의료 자체를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도구화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충기 의협 정책이사는 "현장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선심성 공약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며 "중요한 건 구체적 실행 로드맵과 예산 확보 방안"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인력 불균형이나 수가,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엔 상당히 피상적 공약"이라며 "정책 효과의 근거 기반 검증이 미흡한 상태로 남발하는 공약은 외려 의료 현장 혼란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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