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이력, 환자에 공개" 추진에… 의사들 "방어진료 초래" 반발

"의료사고 이력, 환자에 공개" 추진에… 의사들 "방어진료 초래" 반발

홍효진 기자
2026.07.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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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공론장 나갈 생각 없어" 일축
환자단체 "환자 요구 진지하게 들어야"

지난해 9월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9월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에서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큰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기피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단 우려다. 반면 환자단체는 환자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해당 제도 도입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환자가 진료나 수술을 받기 전 담당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 정보를 확인해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하겠단 취지다. 이 의원은 과거 10대 시절 척추측만증 수술 중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앓고 있다.

의사단체는 해당 제도 도입 시 의료분쟁 가능성이 높은 소위 '기피과'의 불이익이 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 국회에선 관련 정책 토론회가 진행됐으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단체는 모두 불참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 선택권을 강화하고 반복적인 중대 의료과실을 예방해야 한단 문제의식에 동의한다"면서도 "의료사고 건수로 의사를 평가한다면 고위험 환자를 많이 치료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거절한 중증 환자를 받아 수술한 의사가 외려 '위험한 의사'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의료사고 이력을 낙인처럼 공개하면 의료진은 환자의 필요보다 자신의 기록을 먼저 걱정하게 된다"며 "결국 위험한 환자를 맡지 않는 의사를 만들게 되고 그 피해는 이미 붕괴 위기에 놓인 필수의료에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해당 제도를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 등 자리엔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관련 성명에서 "황당무계한 법안을 계속 추진한다면 (이 의원의)사적 복수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사적 복수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척추측만증은 수술적 치료를 금지한다'는 법안 발의가 본인 의도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제도 추진에 강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에 이 의원은 "개인 경험이 제도 구상의 밑바탕이 된 건 사실이나, 사적 복수를 위해 입법권을 남용하려는 게 아니"라며 "극심한 정보 비대칭 구조에 놓일 수밖에 없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공정한 진료 계약이 체결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해당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이날 입장문에서 △의료행위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된 경우를 우선 공개 대상으로 검토하고 △실형·집행유예에 따라 공개 기간을 달리하되 선고유예는 이력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 등을 제안했다. 이력 공개 대상과 기간, 의료인 정보 보호,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및 중과실 구분 등 의료계가 우려하는 점에 대해선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도 밝혔다.

환단연은 의사 단체를 향해 "법안 내용과 근거를 놓고 반론하는 대신 의료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피해자(이소희 의원)의 경험을 복수심으로 규정하고 인격을 공격하는 것은 정당한 정책 비판이 아니"라며 "의료계는 환자가 왜 이러한 정보를 요구하게 됐는지 진지하게 듣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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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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