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학년이 바뀌거나 새 친구를 만나는 환경 변화가 생기면 적응 과정에서 긴장과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이 시기엔 평소와 다른 행동 변화가 눈에 띄기도 한다. 눈을 반복해 깜빡이거나 고개를 흔드는 행동, 의미 없는 소리를 내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습관으로 넘기기 어렵다. 성장 과정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틱' 증상이지만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틱장애는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비자발적 운동이나 소리를 특징으로 한다. 보통 눈 깜빡임, 얼굴 찡그림, 어깨 들썩임과 같은 '운동 틱'과 헛기침, 코 훌쩍임, 특정 단어 반복 등의 '음성 틱'으로 나뉜다.
전체 아동의 10~20%가 일시적인 틱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 1년 이내에 자연 호전된다. 그러나 특정 행동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고 이 상태가 수주 이상 이어진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학습에 지장을 주거나 또래 관계에서 놀림을 받아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박이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틱은 아이가 짧은 시간 동안은 억지로 참을 수 있어도 완전히 조절하기는 어렵다"며 "지적하거나 혼내는 태도는 외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틱장애는 증상 지속 기간과 형태로 구분된다. 1년 미만 지속되는 경우는 '일과성 틱장애', 운동 틱 또는 음성 틱 중 하나가 1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틱장애',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모두 1년 이상 나타나면 '뚜렛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원인은 뇌의 운동 조절 회로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피로, 긴장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남아에서 더 흔하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강박장애(OCD)가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의 심각도와 일상 기능 저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경미한 경우엔 경과를 지켜보며 생활 환경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학업,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행동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대표적 치료법은 틱이 나타나기 전의 신체 감각을 인지하고 다른 행동으로 대체하도록 돕는 습관반전훈련(HRT)이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치료 목표는 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닌 아이가 일상을 무리 없이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라며 "동반 질환 유무를 함께 평가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 생활을 지키고 과도한 학습 부담과 스마트폰 사용은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학교와 정보를 공유해 아이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 교수는 "틱은 성장과 함께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지나친 불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히 평가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