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가 스킨부스터 '리쥬란'에 대한 성장성 우려와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앞세워 고배당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지속적으로 밝혀온 인수합병(M&A) 계획을 빠르게 구체화해 성장성을 재입증하는 게 앞으로 관건이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지난 30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한 신규 파트너십 및 판매채널 강화 △의미 있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배당성향 25% 이상 유지 등을 제시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1주당 3700원의 현금배당을 승인하며 배당 규모를 전년(1100원)보다 확대, 배당성향을 25.9%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시행된 주주환원 정책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363억원, 영업이익 214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은 약 7조원에서 3조원으로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29만9000원으로, 52주 최고가(71만3000원) 대비 약 58% 하락했다. 주력 제품인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스킨부스터 '리쥬란'의 성장성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4분기부터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우려의 주요 배경으로 급성장 중인 인체조직 기반의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 시장이 꼽힌다. ECM 스킨부스터는 인체 조직을 활용해 실제 진피의 ECM 성분을 정제해 피부에 주입하는 제품이다. 선두주자인 엘앤씨바이오 외에도 한스바이오메드, 도프 등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제품을 출시했다. 휴젤, GC녹십자웰빙 등은 공급자로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정형외과 영역에서 도프가 개발한 ECM 기반 연조직 재생 주사제 '세시엠 L'을 판매 중이지만, ECM 기반 스킨부스터를 도입해 판매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리쥬란과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있고, DNA 최적화 특허기술 등 파마리서치의 주요 연구개발(R&D)과 궤를 달리 해서다.
김다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종진피 ECM이 잇따른 후발 제품으로 인해 카테고리화되고 있는 현재, 내국인 수요 분산이 불가피하므로 파마리서치에게 과거의 독보적 입지에 따른 멀티플을 다시 부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향후 동종진피 ECM이 스테디셀러가 되더라도 다른 기전에 따른 효능의 차이는 결국 리쥬란의 자리를 지켜낼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쥬란의 브랜드 가치와 포지셔닝 기반이 여전하단 점은 실제 매출에서 드러난다. 특히 시장의 우려가 큰 리쥬란의 내수 매출도 지난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마리서치의 내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약 1.7%포인트(p) 감소했지만, 리쥬란의 내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 늘어났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지난해 리쥬란의 내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 성장해 내부에선 리쥬란의 내수 매출이 위축되진 않았다고 본다"며 "이와 별개로 앞으로 더 성장할 수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파트너십과 판매채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PN 이외에도 히알루론산(HA), 폴리엘락틱산(PLLA) 등 다양한 성분의 스킨 부스터가 출시되는 게 시장 자체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파마리서치는 현재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외 의료기기 및 화장품 생산·유통 기업에 대한 M&A를 검토하고 있다. 리쥬란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종합 에스테틱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이다. 지난해 말 기준 파마리서치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및 유동성 금융자산은 약 6144억원에 달한다.
다만 M&A 추진은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진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파마리서치 이사회에 합류한 오너 2세 정래승 이사가 투자전략수립 및 심사총괄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M&A 성과를 통해 경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