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의 국회 논의를 앞두고 의사단체가 재차 장외 집회를 계획 중이다. 성분명 처방 법제화 시도가 약사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겠단 목적인 만큼 법안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경우 의약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달 중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 반대 목적의 궐기대회를 계획 중이다. 의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위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성분명 처방법을 국회에서 재논의하는 일정이 확정되는 즉시 산하단체 공문 발송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성분명 처방 저지 궐기대회'를 연 바 있다. 당시 성분명 처방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다른 법안 논의가 길어지면서 계류됐다. 이후 이달 중 재논의 가능성이 거론되자 의협은 법안 저지 압박 수단으로 집단 시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 처방전에 의약 제품명 대신 주성분명 기재를 의무화하는 것을 말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약사는 같은 성분의 제품 중 공급할 수 있는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장종태 의원은 2024년 12월과 지난해 9월 각각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 성분명 처방을 활성화하는 약사법 개정안과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강제화한 의료법 및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법안을 사이에 둔 의·약사 간 입장은 엇갈린다. 의사들은 성분명 처방이 의사 처방권은 물론 환자 건강권까지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의약품 성분이 동일해도 임상 반응이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부작용 우려를 키울 수 있단 것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관련 브리핑에서 "성분명 처방법은 수급불안정 의약품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법안 재상정 시 의협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약사단체는 동일 성분 의약품은 이미 국가 차원의 안전성 검증이 완료됐으며 환자를 위해서라도 성분명 처방은 필요하단 입장이다. 대한약사회 측은 "성분명 처방 시 환자는 복용 약 성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같은 효능을 가진 여러 가격대 의약품 중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며 "환자의 알 권리 충족과 함께 특정 제약사에 쏠린 처방 관행을 해결할 수 있어 의약품 소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사단체는 국회에 잇따라 발의된 여당의 여러 의료현안 법안에 대해 지속해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정부·국회 제출용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했다. 이 법안은 응급의료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맡는 의료진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 사직·파업 등을 할 수 없도록 한 게 골자다.
의협은 종합 의견을 통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필수의료제도의 수립·운영 부담을 민간에 전가하는 법안"이라며 "실제 의료계 단체행동 시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핵심 분야가 폐쇄 등 조치로 멈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단 점에서 보복성 입법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