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삶을 살던 6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정구견씨(61)는 지난 1월28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 신장(양측)을 기증해 3명을 살렸다. 정씨는 지난달 1월18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상태가 됐다.
그는 생전 가족과 함께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던 중 "내 몸이 건강해서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가족들은 정씨가 평소 자신의 모든 것을 베풀고 나누며 살아왔기에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이런 신념을 지켜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4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씨는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친구도 많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다. 5년 전 뇌전증으로 쓰러진 이후에는 건강 회복을 위해 매일 3~4시간씩 산책을 하며 몸 관리에 힘썼다.
정씨는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많은 환경이었지만,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늘 노력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성격에 라이온스, 로타리클럽 등 여러 봉사단체에서 회장직을 맡을 만큼 신뢰를 받았다. 매년 김장 봉사와 요양원 방문 등을 통해 힘든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정씨의 딸 정시영씨는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좋은 사람. 하늘나라에서는 남은 사람들 걱정하지 마. 우리는 아빠가 살아온 것처럼 서로 챙기면서 잘 지낼게. 아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많은 사람을 위해 힘쓰는 삶을 살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으로 신념을 지키신 기증자와 그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생명나눔이라는 아름다운 씨앗을 전한 그 뜻이 많은 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