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 현실로…"피해 불가피"

김도윤 기자
2026.04.30 17:35

[인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외치고 있다. 2026.04.22. 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노동조합)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래 첫 노조 파업이란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노조는 전면 파업을 하루 앞두고 사측과 대화의 자리를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노조와 마찰이 길어진 데 대해 사과하고 합의를 강조했지만 전면 파업을 막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일부 조직 노동자의 과도하거나 부당한 요구로 국민으로부터 지탄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전면 파업을 선택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전면 파업을 예고한 내달 1일을 하루 앞두고 이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사측과 만났지만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30일) 중부청 중재로 진행된 자리는 사측이 사전에 안건을 갖고 대화하는 자리가 아님을 전달했기에 막판 협상 이런 성격은 처음부터 아니었다"며 "(오는) 5월 1일 1차 총파업은 5일까지 변동 없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약 14%의 임금 인상과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인사를 비롯한 경영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사측과 13차례 협상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전면 파업에 앞서 지난 28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부 생산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초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일부 인용했다. 노조는 법원 판결에 따라 제한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전체 임직원의 약 75%에 달하는 3689명의 조합원을 확보했다. 앞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5.52%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특성상 생산 공정의 일시적인 가동 중단은 구조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액은 약 6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노조 파업으로 일부 생산 지연이나 품질 문제가 불거진다면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의 신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빅파마는 노조 문제로 생산 리스크(위험)에 노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의지하기보다 다른 CDMO 기업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올해 인수한 미국 록빌 공장 본격 운영과 제6공장 착공, 제3바이오캠퍼스 준비,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대응 역량 강화 등 적극적인 투자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조 파업으로 투자 결정에 발목이 잡힌다면 글로벌 CDMO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노조 이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6공장 착공 의사결정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또 "CDMO 사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점은 생산이 까다로운 바이오의약품을 높은 품질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실패 없이 적시 납품하는 것인데 노조 이슈는 이 같은 장점을 흔드는 요소"라며 "고객사는 미국과 유럽의 경쟁사를 고려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 노조의 전면 파업을 앞두고 박재성 노조위원장이 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떠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면 파업이란 중차대한 결정을 앞두고 결정권을 가진 노조위원장이 자리를 비웠단 사실은 사측과 협의에 진심으로 임하지 않는 게 아니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노조위원장은 "노조위원장이 국내에 없더라도 노조는 사측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날 오전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타운홀 미팅)를 마련, 노조와 갈등이 길어지는 데 대해 사과하고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존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서 현 상황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노조와) 최대한 빠르게 합의해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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