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세계 판매 1위 의약품으로 등극한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근육 손실이 마운자로 대비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엔퍼런스(nference)가 최근 비만 치료제 처방 환자 8000명(터제파타이드 사용 환자 약 1800명, 세마글루타이드 환자 약 62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위고비를 처방 받은 환자군이 타 약물 사용군(터제파타이드) 대비 제지방(근육 등) 손실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12개월 기준 터제파타이드 사용군은 위고비 대비 약 2.0%포인트 더 큰 제지방 감소를 보였다. 체중을 20% 이상 크게 감량한 환자 중에서도 제지방이 5% 이상 감소한 비율은 터제파타이드가 약 10%로 7% 미만인 위고비 대비 높았다.
터제파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위고비보다 크지만 그만큼 근육 손실도 커질 위험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릴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고용량까지 투약할 경우 체중 감소율이 평균 20.2%로 13.7% 수준인 위고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퍼런스의 연구 책임자 벤키 사운다라라잔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들이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가져오는 방법을 선택해야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위고비가 지방 위주로 체중을 감량시킨다는 내용의 '세마린'(SEMALEAN)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에서 환자들에게 12개월간 위고비 2.4mg을 투여한 결과, DEXA(이중 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 분석에서 총 체지방량은 12개월 차에 18%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초기에 소폭 감소했던 제지방은 7개월 이후부터 안정화되며, 결과적으로 전체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질적 비율'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사 건강 개선의 핵심 지표인 내장지방(VAT)의 뚜렷한 감소도 확인됐다.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환자들의 악력은 치료 12개월 후 약 4.1kg(31.8kg → 35.9kg) 개선됐다. 단순히 살이 빠진 것을 넘어 신체의 실질적인 수행 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근력의 향상은 '근감소성 비만' 유병률을 49%에서 33%로 대폭 낮추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제지방 대비 기초대사량(REE) 수치는 12개월 차에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한편 위고비와 마운자로 간 비만치료제 시장 주도권 다툼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초반 위고비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었는데 지난해엔 마운자로 판매량이 늘면서 위고비 판매량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에는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가 전 세계 의약품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7억달러(약 13조원)로 이전에 1위였던 MSD(미국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 매출액을 넘어섰다. 키트루다의 1분기 매출은 79억달러(약 11조8000억원)다.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매출을 합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약 시장에서는 먼저 출시된 '위고비 알약'이 일라이릴리의 '파운데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 대비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구용 위고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2억6000만 덴마크크로네(약 5300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