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가운데 문신 업계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제 아무나 자유롭게 문신해도 된다'는 판결은 아니라며, 정부가 위생·감염 관리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도 나왔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환영한다"며 "34년 동안 이어져 온 낡은 판례가 오늘 마침내 뒤집혔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각 주심 오석준·권영준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 백모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과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처음 판시한 이후 34년간 유지된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대법원 대법원은 서화문신과 미용·두피문신에 대해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는 단순한 한 사건의 승리가 아니라, 수많은 문신사가 받아온 처벌과 불안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현장에서 재판을 받는 문신사분들도 모두 무죄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며 "문신사들은 더 이상 범죄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며 "국민의 안전한 문신 시술을 위해 엄격한 감염 관리와 위생 시설 운영 규격을 정부가 만들어야 하고, 문신사가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임보란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제(21일) 대법원 판결은 단순한 '무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제 아무나 자유롭게 문신해도 된다'는 판결이 아니"라며 "오히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문신사법 시행 이전이라도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해 무죄로 판단한다'는 취지와 함께, 문신 제도화와 국가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분명히 언급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처벌은 하지 않되 규제와 관리 체계는 필요하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대법원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자체를 일률적으로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동시에 공중위생과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국가의 관리·면허 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면서 "이번 판결은 '완전 자유화'가 아니라 '문신사법 체계 안에서 합법적 직역으로 관리하라'는 방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신사법에 따른) 문신사 면허시험 체계, 위생교육과 안전기준, 보건복지부 중심의 관리 체계, 시행령·하위법령 정비 등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문신은 이제 의료의 영역이 아니라, 전문 기술과 위생 기준을 갖춘 독립 직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앞으로도 정부와 협력해 안전하고 현실적인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10월부터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내용의 '문신사법'이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