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첨단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이 의료기기 공모 성패 좌우"

김도윤 기자
2026.06.11 15:54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그래픽=이지혜

최근 의료기기 기업의 IPO(기업공개)가 잇따르는 가운데 AI(인공지능)나 로봇 등 첨단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느냐가 공모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주목받는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내수를 넘어 해외에서 기술력이나 사업성을 인정받아야 성장 잠재력에서 높은 점수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의료기기 수출은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최근 2년 연속 증가하며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의료기기 기업 메쥬와 리센스메디컬, 코스모로보틱스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앞세워 공모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레메디와 엠에스바이오,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를 자신하며 공모 시장의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선 최근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IPO가 잇따르는 배경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5797억달러(약 889조원)에서 2031년 8068억달러(약 1237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의 발달로 국내외 의료 현장에서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약 12조원)에서 2031년 122억(약 19조원)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7.3%로, 같은 기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예상 연평균 성장률(5.7%)을 훌쩍 뛰어넘는다. 수출 규모도 최근 증가 추세다.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2024년 58억1000만달러(약 8조9079억원), 지난해 60억4000만달러(약 9조2605억원)로 2년 연속 성장했다.

IPO에 도전하는 의료기기 기업이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오는 1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돌입하는 휴대용 엑스레이 기업 레메디는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고압산소치료기기 강자로 꼽히는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는 지난해 태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 3월 포르투갈 첫 출하를 완료하는 등 글로벌 공략에 한창이다.

국내 의료기기 IPO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씨어스가 꼽힌다. 씨어스는 웨어러블(입는) AI 진단 모니터링 기업으로 2024년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국내 시장에서 먼저 수익 기반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 중동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주가가 하락 추세지만, 여전히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다. 씨어스를 비롯한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국내 의료기기의 수출 성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제한된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과 사업성을 보유했느냐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며 "최근 IPO에 도전하는 다수 의료기기 기업은 독자적인 첨단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한단 점에서 예전과 차별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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