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자고 출근해도 열일"…일에 '진심'인 직장인, 우울증 위험 '뚝'

홍효진 기자
2026.06.17 10:25

업무 몰입도 낮을수록 우울증 위험↑
몰입도 높으면 심리적 내성 발휘

사진은 기자가 요청해 제작된 AI(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직장에서 느끼는 '업무 몰입도'가 높으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 교수, 문지완 전공의 연구진은 2020년~2022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정신 건강검진을 받은 국내 직장인 2425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호에 게재됐다.

업무 몰입도는 직장인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때 활기차고 집중력 있게 몰입하는 긍정적 심리 상태를 뜻한다. 업무 몰입도가 높으면 일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도가 낮을수록 번아웃(무기력감)이 오기 쉽다.

연구진은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업무 몰입도, 주관적 수면의 질 등에 대한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업무 몰입도가 낮은 직장인은 직무 스트레스가 조금만 높아져도 우울증 위험이 가파르게 치솟는 취약성을 보였다. 반면 높은 몰입도를 유지하는 직장인은 동일한 수준의 직무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심리적 내성을 발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업무 몰입도는 수면의 질이 저하된 상황에서도 우울증 발병을 억제하는 큰 힘을 발휘했다.

연구진은 직무 스트레스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의 질이나 만족도, 즉 '주관적 수면의 질'을 악화한단 점을 확인했다. 나빠진 수면 상태는 감정 회복을 방해하고 부정적 자극에 매몰되게 해 우울증을 촉발한다. 그러나 높은 업무 몰입도는 주관적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우울증 발생에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상원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업무 몰입도가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직접 발생하는 우울증뿐 아니라 낮은 수면 만족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까지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업무 몰입도가 직장인 우울증 예방에 매우 중요하단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성준 교수는 "직장인의 우울증 예방을 위해선 건강한 업무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직무 자율성 확대, 상사와 동료의 지지 네트워크 구축, 유연근무제 도입 등 기업 조직의 문화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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