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할 여건이나 되나"…지역의사제 앞두고 우려 쏟아낸 의사들

홍효진 기자
2026.06.21 16:11

'지역의사제' 내년 본격 도입
의료계 "교육·수련 여건 미흡…정착 유인책 부족"

지난해 9월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대 졸업 후 지역에서 10년간 복무할 의사를 양성하는 '지역의사제' 도입을 앞두고 지방 의대와 수련병원 여건상 양질의 교육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젊은 의사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유인책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21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역의사제가 본격 도입된다. 지역의사제는 선발방식에 따라 의대 교육 기간 국비 지원을 받고 10년간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복무형', 전문의가 특정 지역 의료기관과 5~10년간 종사 계약을 맺는 '계약형'으로 나뉜다. 지역의사제를 통해 수도권 의료인력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완결형 지역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단 게 정부 목표다.

의료계는 여전히 정책 실효성에 대해 반문하는 분위기다. 특히 복무형 의사 양성을 뒷받침할 지방 의대·병원의 교육 체계가 미흡하다고 평가한다. 실제 전공의들이 체감하는 수련 만족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2026년 전공의 수련 실태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근무 환경 만족도는 2022년 39.9%에서 2026년 50.4%로 개선됐다.

반면 이 기간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내 근무 만족도는 48.1%에서 46.9%로 외려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비수도권의 지원율은 소아청소년과 8%, 심장혈관흉부외과 4.9% 등으로 수도권 절반 수준이거나 밑돌았다.

정은경(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9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지역의사제 성공적 안착을 위한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박창용 대전협 정책이사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지역의사제 타운홀 미팅'에서 "지역의사제로 선발된 학생이 전문의가 되려면 비수도권 수련병원에서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며 "가장 길게 일하고 가장 만족도가 정체돼 있으며, 전공의 수를 채우지도 못한 이 같은 상황에선 양질의 지역 수련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 후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의무복무 기간인 10년 동안 젊은 의사들이 자리를 메울 수 있지만, 이후 수도권으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지역의사란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느낄 수 있는 명확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일정 기간 지역에 묶어둔단 점에서 공중보건의사와 크게 다를 게 없는 형태"라고 말했다.

복무형과 달리 즉각적인 인력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는 계약형 지역의사제를 두고는 현실적 대안이란 의견도 있다. 한 비수도권 의대 교수는 "복무형은 의사 양성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반면 전문의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계약형은 단기적 해법이 될 수 있다"며 "비교적 강제성이 없는 계약형 의사제를 우선적으로 현장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역량을 높이는 한편, 지역의사 진로·경력 설계를 지원할 '한국형 커리어 코디네이터' 양성을 통해 의사들의 안정적 지역 정착을 돕겠단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의사제는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을 잘 이해하는 학생들을 지역 전문 의료인력으로 배출할 수 있게 한 제도"라며 "의료계와 협력해 교육·수련·정주 등 전 과정에 걸쳐 필요한 지원안을 마련하고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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