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A로 플랫폼 기술력을 증명했다면, REMAP은 차세대 모달리티로 확장해 또 다른 기술수출 사이클을 열기 위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지수선 에이프릴바이오 사업개발팀 상무)
에이프릴바이오가 '바이오 USA'에서 차세대 플랫폼 기술인 'REMAP'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기술 사업화를 이끈 'SAFA' 플랫폼을 기반으로 ADC(항체-약물접합체), RNA 등 다양한 차세대 모달리티로 활용 범위를 넓힌 플랫폼이다. 기존 자가면역질환 중심 기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 시장까지 공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다.
지수선 에이프릴바이오 사업개발팀 상무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 현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번 바이오 USA는 REMAP을 완전히 전면에 내세운 첫 무대"라며 "SAFA가 단일 타깃 기반 플랫폼이었다면 REMAP은 다양한 물질을 결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SAFA는 혈중 반감기를 늘려 약효 지속시간을 높이는 에이프릴바이오의 독자 단백질 기반 플랫폼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약물 투여 횟수를 줄이고 치료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적용돼 왔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과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는 각각 덴마크 룬드벡과 미국 에보뮨에 기술이전 되며 대표 기술사업화 성과로 자리매김했다.
REMAP은 SAFA 플랫폼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힌 것이 특징이다. 기존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확인한 안정성 개선 요소를 반영했고, 원하는 위치에 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을 적용해 항체뿐 아니라 RNA, 펩타이드, 각종 페이로드(약물)까지 자유롭게 접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향후 ADC와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등 빠르게 성장하는 차세대 모달리티 개발에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기존에는 항체 기반 플랫폼이었다면 이제는 페이로드도 붙이고 RNA도 붙이고 펩타이드도 붙일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모달리티가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치료제로 확장하기 위해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 공개한 REMAP 파이프라인도 해당 확장 전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염증성장질환(IBD)을 적응증으로 하는 TL1A·IL-23 이중항체 후보물질과 HER2·PD-L1 기반 ADC 후보물질의 개념증명(PoC)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타깃과 모달리티를 결합해 플랫폼의 확장성을 직접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현장 반응도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REMAP 자체보다 해당 플랫폼이 적용된 신규 모달리티와 타깃 조합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할 데이터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지 상무는 "이번 미팅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제 찾고 있는 타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어떤 데이터를 더 보고 싶어 하는지도 확인한 만큼 귀국 후 바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며 파트너링 추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MAP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SAFA가 이미 사람을 대상으로 플랫폼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점이다. 앞서 SAFA 기반 파이프라인들이 임상에 진입하면서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고, REMAP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모달리티를 얹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앞선 SAFA 파이프라인들이 사람에서 안전성을 입증해 준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이제는 플랫폼이 사람에서 잘 작동한다는 점을 설명하기보다 그 위에 어떤 타깃과 어떤 모달리티를 결합했는지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REMAP을 자가면역질환과 ADC에만 머물지 않고 RNA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전략도 플랫폼 확장과 맞물려 추진한다. 초기 단계에서 기술이전이 가능하면 즉시 추진하되, 자체적으로 공정개발(CMC)과 독성시험까지 완료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한 뒤 이전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개발이 진전될수록 계약 규모 역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 상무는 "이번 바이오 USA가 REMAP을 시장에 처음 소개한 자리였다면, 앞으로는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며 플랫폼의 확장성과 사업성을 함께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대규모 투자 유치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4일 IMM자산운용과 IMM인베스트먼트 계열 특수목적법인(SPC)을 대상으로 약 141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는 차상훈 대표에서 IMM자산운용 측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지 상무는 "사업개발 측면에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텍의 재무 안정성을 중요하게 보는 만큼 충분한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며 "연구개발과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역시 기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