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홀딩스가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첫 번째 해외 연구개발(R&D) 거점을 본격 가동한다. 현장 특화형 조직을 앞세워 혁신 신약 기술과 임상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의 바이오 생태계를 활용해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 등 신사업 기반을 강화하겠단 전략이다.
1일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시 창핑구 중관춘(中關村) 생명과학원에서 'Samsung Bioepis (China) Co., Ltd.'(이하 중국 R&D 센터)를 정식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첫 해외 R&D 거점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의 기술 플랫폼 확보와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설립됐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장은 "중국 R&D 센터 개소를 통해 글로벌 R&D 네트워크가 첫발을 내디뎠다"며 "앞으로 중국 바이오 생태계와 긴밀히 협력하며 혁신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의 신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R&D 센터는 현장 특화형 조직으로 세워진 만큼 중국 현지의 인적 및 물적 자원과 제도적 지원의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넥틴-4 표적 ADC 'SBE303', EGFRxHER3 이중항체 ADC 'SBE313' 등 다양한 ADC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중국 R&D 센터가 위치한 중관춘 생명과학원은 중국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전문 산업단지다. 이곳엔 북경생물과학연구소, 국가단백질과학연구센터 등 10개 이상의 글로벌 생명과학 연구기관이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와 중국 바이오텍,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등 600개 이상의 혁신 제약·바이오 기업이 집적돼있다.
특히 창핑구는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인적 자원 활용의 최적지로 꼽힌다. 이 지역엔 북경항공우주대학, 북경우전대학 등 20개 이상의 대학이 있으며, 인접한 하이뎬구는 베이징대, 칭화대 등 명문대학의 소재지다.
중국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시장이다. 의약품 시장 규모뿐 아니라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개수도 세계 2위 수준까지 증가했다. 임상시험 건수는 2021년부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은 최근 신약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3년만에 처음 의약품관리법을 대폭 개정했다. 지난해 9월엔 혁신 의약품의 임상시험 신청에 대한 심사 및 승인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이 30일로 단축하는 규정을 발표하는 등 임상 절차 간소화도 추진 중이다.
중국 바이오의 굴기는 가장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 중 하나인 ADC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글로벌 약물 개발 정보 플랫폼 비콘(Beacon)에 따르면 2023년부터 전체 ADC 임상시험에서 중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ADC와 같은 신약 개발 기술뿐 아니라 혁신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임상 시험 점유율 확장에 이르기까지 바이오 분야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했다"며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의 시너지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