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교육, 의사가 지도해야…간호협회 독점 안 돼" 의사들 공동 성명

정심교 기자
2026.07.02 16:49
지난달 30일 대한간호협회는 청와대 앞에서 간호사 면허증 대형 모형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정부가 진료지원 간호사/사진=정심교 기자

수술부위 봉합, 가래 배출 등 의사(주로 전공의)의 진료행위 일부를 대신 해온 진료지원 간호사(전담간호사·PA)가 지난해 6월 간호법 제정과 함께 합법적인 직역으로 인정받은 가운데, 의사들이 "이들에 대한 교육·관리를 대한간호사협회가 독점해선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2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최근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의 교육기관 지정·평가체계를 둘러싸고,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기관 지정·평가, 자격관리를 대한간호협회가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진료지원업무의 법적 성격과 의료현장의 책임구조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런 통합 관리 방식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진료지원업무는 간호사의 독자적 영역이 아니다. 현행 법체계상 이는 환자의 진료 및 치료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 이후, 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근거하여 수행되는 업무"라면서 "교육기관으로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 등 관련 단체와 300병상 이상의 병원까지 포함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대한간호협회가 독점적으로 이들 기관 모두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요구"라고 주장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교육과 평가는 상호 연계돼야 하지만 그 연계가 독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간호협회가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과 더불어 독점적으로 평가를 수행할 경우 객관성과 공정성, 현장 수용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평가의 독립성과 이해상충 방지, 외부 검증 절차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체계 정상화 및 대통령 면담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06.30.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유경하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진료지원업무는 의료기관 유형, 진료과목, 환자군, 장비·인력 여건에 따라 요구되는 역할과 교육 내용이 다르다"며 "수술실·중환자실·심장혈관센터 등 고위험 영역에서는 표준화된 기본교육뿐 아니라 병원별·진료과별 임상환경에 맞춘 현장 교육과 내부 자격관리, 지속적 역량평가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에서도 간호협회가 교육·평가·자격관리를 독자적으로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PA(Physician Assistant), 영국 PA·AA(Anaesthesia Associate), 호주 NP(Nurse Practitioner) 등은 각국의 면허·자격·규제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제도로, 국내 진료지원업무 제도와 다르다"고 했다.

이들 세 단체는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에 대한 표준화된 교육과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면서 "다만 간호협회의 억지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진료지원업무 교육·평가체계는 대한간호협회가 독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밝힌다"고 언급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새로 도입된 직무의 교육·평가체계가 의사의 지도·위임에 기반한 법적 책임구조를 흐리거나 특정 직역 중심의 폐쇄적 관리체계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에 우리는 정부가 교육과 평가의 분리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진료지원업무 교육·평가체계를 관련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적 구조로 조속히 확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는 2일 공동성명을 통해 "진료지원 간호사에 대한 교육·관리를 대한간호사협회가 독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사진=의협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청와대 앞 도로에서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체계 정상화 2차 촉구대회'를 열고 "간호법으로 진료지원업무의 전문성이 인정됐는데도 '교육'과 '자격관리'를 다른 기관이 좌우하려는 건 의료개혁의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 교육체계를 '교육과정 운영 및 수료증 관리'와 '교육기관 지정·평가'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지난 10일 '진료지원업무 교육기관 지정·평가 예비 도입 사업 위탁기관 지정 공모'를 냈다. 선정되면 오는 12월 31일까지 △진료지원업무 교육기관 예비 평가 수행 및 지표 점검 △평가체계안 마련 등 업무를 수행하며, 정부로부터 2억7000만원을 지원받는다.

그간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 주체를 두고는 "간호협회가 해야 한다"는 주장과 "의사 업무 일부를 하는 것인 만큼 의사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왔던 터라, 간협은 이번 공개모집이 '간협 패싱'이 될 수 있다는 데 우려하는 분위기가 짙다.

이에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현재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은 기관·지역별로 내용과 환경이 천차만별"이라며 "이는 과거 병원들이 인력 부족을 메우려 임의로 불법 PA를 운영해 온 결과로, 실무 역량 편차가 커 최소 역량 보장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에게 진료지원 간호사 교육을 맡길 수 없단 이유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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