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 엄마가 왜"...'비흡연' 여성 폐암 매년 늘어나는 이유

홍효진 기자
2026.07.31 15:28

[의료in리포트]
매년 8월1일 '세계 폐암의 날'
국내 '여성 폐암' 비중 매년 확대
대부분 비흡연자…간접흡연·조리환경 등 영향

연간 전체 폐암 진료 환자 중 여성 비중.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여성 폐암 환자 비중이 매년 증가세다. 이들 대부분이 비흡연자인 것을 감안하면 간접흡연과 대기오염 등 흡연 외의 위험 요인이 영향을 미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폐암이 의심돼 진료받은 국내 환자 수는 2021년 11만376명에서 2025년 14만1181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환자 대비 여성 환자 비중은 38.4%에서 40.7%로 늘었다.

폐암의 발병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그 중 흡연이 가장 치명적이고 잘 알려진 위험 인자다. 실제 폐암 환자의 약 70~85%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 특히 흡연에 따른 폐 손상은 표준 폐암 수술을 받아도 다른 종양보다 장기생존율이 떨어질 수 있다.

최근엔 '비흡연 폐암' 환자가 늘면서 흡연 외의 위험 요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비흡연자가 대부분인 국내 여성 폐암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주요 암종 암 유병 현황'에 따르면 여성 폐암 유병자 수는 2022년 5만4581명에서 2023년 5만9522명으로 늘었다. 유병자 규모 기준 폐암은 갑상선·유방·대장암 등에 이어 국내 여성에서 6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폐암 발병요인으로는 직접적 흡연 외에도 간접흡연, 대기오염, 직업성 분진·석면, 열악한 조리 환경 등 여러 요인이 꼽힌다. 일부 폐암은 만성 폐 질환과 유전적 요인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김민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흡연만으로 설명되는 질환은 아니"라며 "지속적인 기침, 객혈, 원인 모를 체중 감소, 호흡곤란 등이 있다면 흡연력이 없어도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폐암 환자의 CT(컴퓨터단층촬영)검사 사진.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폐는 감각신경이 없어 내부가 많이 손상돼도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환자의 15% 정도만 무증상 상태에서 폐암으로 진단된다. 증상이 있다면 이미 폐암이 진행된 때다. 기도·혈관을 침범할 정도로 진행되면 피를 토하거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뇌·뼈·척추로 전이되면서 두통과 걸음걸이 이상, 하지마비 등을 보인다.

다만 맞춤형 정밀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 폐암 생존율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은 1993~1995년 12.5%에서 2019~2023년 42.5%로 개선됐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환자 상태와 암의 생물학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개인 맞춤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며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으로 유전자 수백개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특정 돌연변이에 맞는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어 진행성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확대로 치료 흐름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폐암 발생 위험이 높은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국가 폐암 검진을 시행 중이다. 비흡연 여성과 관련해서도 조기 발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김영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 여성에서도 증상 발현 전 작은 폐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조기 수술로 완치되는 환자도 꾸준히 증가세"라며 "특히 비흡연 여성의 폐암은 기침·객혈 같은 증상이 거의 없어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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