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익성 숨 고른 전통제약사…지난해 한미약품 반전 이을까

정기종 기자
2026.08.16 10:05

GC녹십자·부광약품, 전년比 영업익 대폭 감소…업계 전반적 호실적 속 온도차
독감백신 매출 이연·선제 투자비용 영향…하반기 고수익 품목·비용 정상화로 반등 기대

전통제약사들이 잇달아 준수한 상반기 성적표를 공개한 가운데 GC녹십자와 부광약품의 수익성 저하가 눈에 띈다. GC녹십자는 고수익 품목의 매출 인식이 하반기로 미뤄졌고, 부광약품은 생산설비와 신제품 마케팅 등에 선제적으로 비용을 투입한 영향이다. 두 회사 모두 매출과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의 차이가 컸다고 판단하고 하반기 실적 반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8567억원,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62% 감소했다. 부광약품은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상반기 매출은 10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하며 창사 이후 첫 반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49.9% 줄었다.

GC녹십자의 경우 상반기 내내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1분기 매출은 4355억원,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5%, 46.3% 증가했다. 미국에 출시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 매출이 349억원으로 약 4배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분기 GC녹십자웰빙의 연결 제외와 독감백신 원액 매출 이연이 겹쳤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 보유 중이던 GC녹십자웰빙 지분 전량을 GC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 GC녹십자웰빙 실적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반적으로 2분기에 반영되던 독감백신 원액 매출도 3분기로 밀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기관의 독감 유행 균주 표준품 확보가 늦어지면서 생산과 공급 일정이 조정된 영향이다. 독감백신 원액은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어서 매출 인식 시점의 이동이 영업이익 감소 폭을 키웠다.

다만 해당 물량은 지난달 전량 출하돼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판매 부진이 아니라 외부 변수에 따른 공급 일정 조정이었던 만큼 3분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마진 품목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해외 매출도 올해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알리글로의 2분기 매출은 405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1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754억원이다. GC녹십자는 하반기 미국 공급 물량을 늘려 올해 알리글로 매출 목표인 1억5000만달러(약 2126억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외부 변수로 인한 백신 원액 생산 일정 순연과 자회사 연결 제외라는 일시적 요인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밑돌았다"며 "알리글로의 견조한 성장 속에 독감백신과 헌터라제 등 고수익 품목 매출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집계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본업과 자회사 성장으로 외형을 키웠지만 선제적인 비용 집행이 이익을 눌렀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등 전문의약품 전략 품목의 상반기 원외처방액은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부광메디카와 덴마크 연구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매출 기여도 확대됐다.

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자동화 생산라인 구축에 따른 외주가공비, 신제품 출시 초기 마케팅 비용 등이 일시적으로 늘었다. 부광약품은 이를 단순한 비용 증가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 집중된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신제품 처방이 안정되면 하반기에는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한국유니온제약과의 통합도 본격화한다. 부광약품은 한국유니온제약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생산능력과 제형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위탁생산(CMO)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하반기 신규 파이프라인 2~3개를 추가로 발굴한다는 목표다.

사업 특성과 성장 전략에 따라 매출과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어긋나는 사례는 제약업계에서 드물지 않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상반기 북경한미약품의 부진과 연구개발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1.4% 감소한 119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북경한미약품의 재고 정상화와 국내 주력 제품 성장, 임상 시료 공급 및 기술료 수익 확대가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70% 증가한 138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은 2578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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