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만 보고 고르면 억울"…국산우유 '다단계 검증', 어느 정도길래

정심교 기자
2026.08.20 11:09

착유부터 가공까지 세균수·체세포수·잔류물질 확인

흔히 우유 팩을 고를 때 소비자는 가격과 유통기한, 영양성분표 정도를 본다. 하지만 우유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특히 국산우유는 젖소에서 원유를 짤 때부터 위생 상태는 물론 세균수와 체세포수, 유지방과 유단백질 등 주요 성분을 까다롭게 검사하기로 유명하다. "소비자가 가격만 보고 고르면 국산우유는 억울할 정도"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과연 국산우유는 생산부터 가공까지 어떤 검증 과정을 거칠까.

첫 관문은 목장에 있다. 목장의 젖소에서 짜낸(착유) 원유는 집유되기 전 색깔과 냄새, 이물질 등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비중이나 산도(pH) 등을 살피는 검사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착유한 원유는 빠르게 냉각하고 집유 과정에서도 5도(℃) 이하로 관리해 생산 직후부터 품질을 관리한다.

집유된 원유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세균수'와 '체세포수' 검사다. 세균수 검사는 말 그대로 원유에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착유 환경과 기구의 위생 상태, 착유 후 냉각과 보관 등이 원유의 세균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유가 얼마나 위생적으로 관리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나라별 우유의 최상급 품질 기준/그래픽=윤선정

국내 원유 등급에서 '세균수 1A 등급'은 원유 1㎖당 세균수가 3만개 미만인 경우다. 원유의 위생 상태를 눈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하고 등급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다.

체세포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체세포수가 많고 적은지를 확인해 젖소의 건강 상태, 유방 이상 유무 등을 관리할 수 있다. 품질 좋은 원유를 생산하려면 원유 자체의 검사뿐 아니라 젖소의 건강관리와 위생적인 착유 환경도 중요하단 얘기다.

우유 성분도 까다롭게 점검한다. 유지방과 유단백질 등 주요 성분을 검사해 원유의 상태를 객관적인 수치로 관리한다. 여기에 세균발육억제물질 등 안전성과 관련된 검사도 별도로 이뤄진다. 원유의 품질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단계별로 확인하는 것이다.

원유검사를 마쳤다고 해도 품질관리는 끝나지 않는다. 유가공 공장에 도착한 원유는 제품으로 만들어지기 전 원료로서 적합한지를 다시 확인한다. 주요 성분과 원료 상태 등을 점검한 뒤 살균 등 가공과정을 거치고, 생산된 제품 역시 관련 기준과 규격에 따라 관리된다. 축산물가공품에 대해서는 자가품질검사 체계도 운영된다.

결국 우유 한 팩엔 생산부터 집유, 원유검사, 공장 입고와 가공까지 이어지는 품질관리 과정이 다 담긴 셈이다. 한 번 검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필요한 항목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국산우유의 품질 경쟁력은 원유가 생산되는 순간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품질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학적인 관리체계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모든 생산과정을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객관적인 기준과 검사 결과를 통해 우유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승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소비자가 직접 우유가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원유가 생산되는 순간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품질을 확인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며 "세균수와 체세포수, 유성분 등 품질 관련 항목은 물론 안전성과 관련된 항목까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관리하면서 국산우유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쉽게 마시는 우유 한 잔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검증 과정이 이어진다"며 "과학적인 검사와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통해 쌓아온 국산우유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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