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뷰노 잇단 유증…'미래 성장' 이뤄낼까

박정렬 기자
2026.08.31 15:10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국내 바이오·의료AI(인공지능)를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뷰노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의미한 실적과 규모를 갖춘 각 분야 '대표 기업'이지만 주가 충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각 사는 속도감 있는 투자 집행과 간담회 개최 등으로 주주 설득에 힘을 쏟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뷰노는 지난 28일 각각 약 3조원, 31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 인수와 시설 투자, 뷰노는 영구전환사채 조기상환과 사업 확장이 주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조달 자금 중 2조 7062억원을 스위스 펩타이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인수에 쓰고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시설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뷰노는 총 314억원 중 200억원은 오는 12월 이자율이 조정되는 3회차 영구전환사채 조기상환에, 나머지는 연구개발(R&D)과 영업·마케팅, 해외법인 운영비 등 사업 확장에 투입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 투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뷰노는 "이자나 상환 부담 없이 자본을 직접 확충하는 유상증자가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라 판단했다"며 "조직 재정비와 AX(AI 전환)을 끝마친 만큼 향후 핵심 제품과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에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뷰노는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의료AI 업계에서도 유의미한 규모·실적을 갖춘 기업이다. 바이오와 의료AI가 주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지만, 이들은 '실체 있는 성과'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액 4조 5570억원·영업이익 2조 692억원을 기록하며 바이오 업계에 '새 역사'를 썼다. 뷰노 역시 같은 해 심정지 예측 AI 솔루션인 '뷰노메드 딥카스'를 앞세워 매출 34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5% 성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실적 추이/그래픽=윤선정

뷰노 연간 실적 추이/그래픽=임종철

그러나 이 같은 '대표 기업'조차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은 혼란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유증 결정이 발표된 후인 31일 뷰노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 넘게 빠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유증을 발표한 28일 당일 종가가 148만60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6.78% 하락했다.

과거에도 유증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있지만, 투자의 목적으로 '성장'을 강조한 주요 기업의 발표조차 시장의 외면을 받는 모습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주들이 미래 기업가치 상승만큼이나 당장 지분 희석에 따른 피해와 자구책 마련 여부, 투자 방향과 글로벌 기술 전망 등을 '송곳 검증'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기존처럼 '미래 성장'만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주주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생산능력 확대, R&D 강화 등 뚜렷한 투자 목적이 있는지, 실질적인 성과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제시할지 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주주들에게 유증의 당위성이나 향후 성과를 어떻게 공유할지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듯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 전량(3301만6411주)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매수 설명서'를 게시하며 인수 작업을 본격화했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만인 오는 11월 최종 인수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뷰노도 오는 4일 간담회를 열어 유증 결정의 배경에 관해 설명하는 등 주주와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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