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단채도 선배상"…피해구제 빨라졌지만 책임규명 '장기전'

"홈플러스 전단채도 선배상"…피해구제 빨라졌지만 책임규명 '장기전'

조철희 기자, 김나경 기자
2026.08.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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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투자상품 사고, '책임의 시차' ①"피해구제 속도만큼 책임규명도 빨라져야"

[편집자주]  투자상품 사고가 터지면 판매사가 먼저 배상하고 비판도 집중된다. 하지만 뒤따른 소송에선 운용사 등 다른 회사 책임이 뒤늦게 드러난다. 투자자는 빨리 구하되 책임도 빨리 가릴 수는 없을까. 배상과 책임 사이의 '시차'를 짚어본다.
투자상품 사고, 빨라진 피해구제 vs 늦은 책임규명/그래픽=김지영
투자상품 사고, 빨라진 피해구제 vs 늦은 책임규명/그래픽=김지영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와 관련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투자자에게 판매사가 먼저 배상하고 이후 실제 손실이 확정되면 정산하는 '선배상 후정산' 방안을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판매사가 먼저 배상한 뒤 운용사 등 다른 금융회사의 책임이 수년 뒤 법정에서 가려진다. 피해구제뿐 아니라 사고에 관련된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투자자까지 각자의 책임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최종 손실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검사·제재 결과 전단채에 대한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투자자에게 배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시장에선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를 겪으면서 피해구제의 시간이 빨라졌다. 금융당국은 2021년 금융분쟁조정 절차를 개선해 다수의 유사 분쟁을 금융회사가 먼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먼저 구제했다고 해서 사고에 관여한 금융회사들의 최종 책임까지 함께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옵티머스 사태는 피해구제와 책임규명의 시차를 보여준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원금 2780억원을 지급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고 투자자에게 원금을 지급한 뒤 수익증권과 관련 권리를 넘겨받는 사적 합의를 택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별도의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에 나섰다. 투자자 피해구제와 금융회사 간 최종 책임 규명의 시계가 따로 움직인 셈이다.

판매사의 책임과 사고에 관여한 모든 금융회사의 최종 책임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사·수탁사 등 여러 금융회사가 관여한 상품이라면 상품 발굴·설계부터 정보 작성·검증·운용·판매까지 각 회사가 실제로 맡은 역할과 잘못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책임도 거론된다. 금감원은 사고 발생 후 관련 금융회사를 검사·제재하고 투자자 피해구제에도 나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가 참여회사들의 책임을 조기에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절차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민사상 최종 책임 비율은 법원이 판단하더라도 당국 검사 단계에서 각 회사의 실제 역할과 잘못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판매사가 적합성 원칙이나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투자자를 우선 구제한 뒤에도 다른 참여회사와 책임을 놓고 수년간 소송해야 하는 구조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도 책임 논의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 피해구제제도 개선 쟁점과 방향' 보고서에서 투자자 피해구제를 확대하더라도 투자자의 자기책임 역시 비중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피해구제와 금융회사 간 책임규명을 별개의 시간표로 두기보다 함께 앞당길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자는 신속하게 구제하면서 판매사·운용사 등 참여 금융회사는 실제 역할과 잘못에 따라 책임을 지고, 투자자 역시 스스로 선택한 위험에는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피해구제의 시계가 빨라진 만큼 책임규명의 시계도 함께 빨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회사 간 민사상 책임비율을 당국이 직접 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검사·제재를 통해 관련 금융회사의 위법·부당행위를 판단하고 분쟁조정을 통해 투자자 피해구제에 나서지만, 판매사와 운용사 등 금융회사 간 구상관계는 당사자 간 소송을 통해 가려져야 하고,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관련 민사소송에서 참고될 수는 있지만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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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조철희 기자입니다.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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