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규제당국이 '규모'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임상 시험을 포함한 허가 절차 간소화에 따라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시장 진입·선점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대 움직임도 활발하게 펼쳐진다.
셀트리온은 지난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의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과 관련해, 등재 환자 수를 축소하는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은 606명에서 220명으로,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CT-P44'는 486명에서 394명으로 줄이겠다고 신청했고 이 계획이 통과됐다.
CT-P51은 앞서 지난 4월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규모(606명→220명)로 대상자를 축소하는 임상 3상 변경 계획을 승인받았다. CT-P44도 유럽에서 지난 7월 임상 규모 축소(486명→394명) 계획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미국·유럽 등 글로벌 규제당국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요건은 '양'에서 '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발전된 품질 평가·분석 기술을 통해 오리지널(원조)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독점을 완화하겠다는 규제당국의 의지가 맞물리며 대규모 임상 3상의 규모를 축소하는 기조가 형성됐다.
셀트리온은 이런 규제 완화 흐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당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임상 3상 바이오시밀러가 다수인 만큼, 규모를 축소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CT-P51·P44 이외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가 이미 유럽의약품청(EMA)과 FDA로부터 임상 3상 대상자를 375명에서 153명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IND 변경 승인을 받았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CT-P53'은 2023년 임상 3상에 진입했지만 아직 대상자 축소와 관련한 공시는 없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절감된 임상 비용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신약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개발 품목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방침"이라 말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강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임상 규제 완화에 맞춰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설립 당시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동등성 분석과 PK(약동학, 약물에 대한 신체 활동)·PD(약력학, 표적에 대한 약물 활동) 설계 전략 등을 내재화했다는 평가다. 임상 3상 완화를 위해서는 초기 단계 품질과 분석 데이터 등을 더욱 정교하게 확보해야 하는데 이미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상 비용과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