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일 정례회의서 금감원의 부과한 역대급 과징금 대폭 감경 예정
법 위반 정도·피해규모 볼때 애초부터 "무리한 과징금 부과"라는 비판
금융당국, 신정법상 과징금 차등 부과율 등 기준 개선 검토


금융위원회가 동양생명의 신용정보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을 당초 1400억원에서 100억원대로 대폭 감경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넘는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신정법 상의 과도한 과징금 부과 체계 개선도 검토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9일 정례회의를 개최해 동양생명의 신정법 위반에 대한 제재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정례회의에 앞서 열린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 동양생명에 대한 과징금을 100억원대로 대폭 감경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1년여 전에 부과한 과징금은 1400억원으로 지난해 동양생명의 순이익 1200억원을 넘는 규모다. 이 금액은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 가격의 10% 수준에 달해 우리금융이 사실상 동양생명 인수 계약금을 날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 실시한 동양생명 검사에서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신용정보를 자회사 GA(보험대리점)에 넘긴 사실을 적발했고 지난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정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금감원 제재심 결과를 넘겨 받은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기 전에 별도의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거치고 이어 안건소위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GA 자회사에 넘긴 개인 신용정보는 업무상 위탁에 해당돼 제3자에게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넘긴 상황과는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부과한 1400억원의 과징금이 1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든 결정적인 이유다.
금감원 제재심 위원들도 동양생명의 법 위반 정도나 동기, 개인들의 피해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애초부터 1400억원의 과징금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금감원의 검사 및 제재 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이 과징금을 깎을 수 있는 최대 감면률은 50%에 불과하다. 법 위반 중대성별로 기본 과징금의 50%, 75%, 100% 중에서 선택하도록 돼 있어서다. 다만 개별 법에서 별도의 감경 기준이 있으면 적용이 가능한데 신정법은 차등부과율이 없다. 신정법에서는 '매출액의 3%'를 기본 과징금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적용할 수 있는 최대 감면률 50%를 적용해도 과징금이 1400억원이 부과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신정법의 과징금 부과 기준이 과도하다며 대표적인 '엄벌행정'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은 감경비율을 1~100%로 차등화 해 위반 동기나 피해 정도 등에 따라 과징금을 차등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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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 역시 동양생명과 유사하게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금감원에 적발된 상태라는 점이다. 이들 보험사도 금감원 제재를 앞두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금감원의 최대 감면율 50% 적용하면 과징금이 2000억원이 넘을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제도 상으로는 동양생명과 똑같이 역대급 과징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고, 금융위는 다시 작량감경 등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정법 개정 등을 통해 과징금 부과 기준을 좀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개보법이나 금소법처럼 신정법도 과징금 부과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사회적으로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 과징금 제도 개선이 자칫 '봐주기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