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비응급환자 동네 병·의원으로…의료혁신위, 응급의료 개편안 제시

정기종 기자
2026.10.01 13:30

중증환자는 전문치료 가능 기관으로 직접 이송…권역센터는 최종치료 집중 제안
병상·수술실·전문의 당직 정보 실시간 연계…AI 활용 응급이송 지원도 권고

경기도 수원시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구급차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중증응급환자는 필요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곧바로 이송하고, 비응급환자는 야간·휴일에도 지역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응급의료체계 개편 방안이 제시됐다. 응급실 진료에서 끝나지 않고 수술·시술과 중환자 진료 등 최종치료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별 역할과 지역 단위 배후진료 체계를 재정비하는 내용도 담겼다.

의료혁신위원회는 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응급의료 적기 이송 및 치료를 위한 대정부 권고안'을 논의했다. 권고안은 환자의 중증도와 필요한 치료에 따라 진료경로를 명확히 하고 지역 내 의료기관의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최종치료까지 이어지는 응급의료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선 응급 증상이 발생했을 때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의료인 등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대처 방법과 진료기관을 안내하는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상담 결과 응급환자는 응급의료체계로 신속하게 연결하고 비응급환자에게는 이용 가능한 병·의원이나 자가관찰 방법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비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않고 진료받을 수 있는 대체 진료경로 확충도 권고했다. 지역 병·의원의 야간·휴일 외래 등 지역 여건에 맞는 대체 진료경로(Urgent Care Clinic)를 늘리고 운영시간과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안이다. 의료기관의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간대별 수가 가산과 운영 지원도 제시했다.

중증응급환자는 환자의 중증도와 필요한 치료를 기준으로 적정 응급의료기관에 이송하는 원칙을 확립하도록 했다. 해당 기관이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후순위 이송경로까지 사전에 마련하고, 중증외상이나 심뇌혈관질환, 분만 등 전문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치료가 가능한 분야별 전문 응급의료기관으로 직접 이송하는 방안이다.

응급의료기관의 역할도 중증도와 치료역량에 따라 재정립하도록 권고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의 응급수술과 중환자 진료 등 최종치료에,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지역 내 배후진료에 중점을 두도록 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응급환자를 진료하면서 상태 변화를 살피고 중증으로 확인되면 초기 안정화한 뒤 상위 기관으로 전원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응급의료기관 지정·평가 역시 실제 배후진료 역량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설과 인력뿐 아니라 실제 응급수술과 중환자 진료 제공 여부를 평가하고,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기관은 기능을 조정하거나 상위 기관과 연계·전원체계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역 내 부족한 전문인력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거점기관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간 순환당직과 공동운영, 파견협약 등을 활용하고 참여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대한 보상을 마련하도록 했다.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은 인접 지역의 치료 가능 기관과 이송경로를 사전에 정하고 장거리 이송에 필요한 구급자원과 의료지도체계를 보강하도록 권고했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기관 사이에 병상·수술실·중환자실과 전문과목 당직 등 진료 가능 상태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필요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병원정보시스템과의 자동 연계 등 정보체계 고도화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응급이송 분석·판단지원도 단계적으로 검증·확대하도록 제안했다. 응급수술과 중환자 진료, 전문진료과목 당직, 전원환자 수용 등 의료기관이 실제 수행하는 기능과 협력에 맞춰 보상하는 방안도 함께 담겼다. 지역 단위 시범사업과 정책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응급환자가 적정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이송되고, 수술과 중환자 진료 등 최종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응급의료체계 혁신의 핵심"이라며 "국민이 증상과 중증도에 맞는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상담과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야간·휴일에도 비응급환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일상진료체계를 충분한 수준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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