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새역사’를 쓴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2100 아래로 다시 내려왔고 다우 지수 역시 1만8100선을 지키지 못했다. 나스닥은 5000 고지에서 좀더 멀어졌다.
실망스럽지도 좋지도 않은 경제지표는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 했고 5일과 6일에 발표되는 고용지표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오바마케어’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 덕분에 헬스케어 업종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9.25포인트(0.44%) 하락한 2098.53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도 106.47포인트(0.58%) 떨어진 1만8096.90으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12.76포인트(0.26%) 내린 4967.14를 나타냈다.
특히 S&P500의 헬스케어 지수는 미국 대법원이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에 0.29% 상승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핵심 쟁점인 보조금 지급을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오바마케어 시행을 위해 각 주 마다 온라인 건강보험 상품 웹사이트를 개설하면 이곳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 웹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주지사를 둔 지역을 중심으로 36개 주가 웹사이트를 개설하지 않았고 이들 지역 주민 800여만 명은 연방정부가 통합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이를 두고 공화당에서는 연방정부 웹사이트 가입자에게도 보조금을 주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지북 "美 경제, 완만한 성장세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날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자동차 판매 호조와 소비자 지출 증가에 힘입어 전역에서 1월~2월 중반 각 부문에서 완만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전 지역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경기동향 보고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연준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임금 상승 속도가 완만하고 특정 부문들에선 임금 인상으로 인해 여전히 숙련된 노동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임금 상승 속도를 주시하며 여전히 낮은 수준인 인플레이션의 상승 신호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업체들은 올해 자본지출이 삭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저유가로 인해 석유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는 신호다.
◇ 美 2월 ADP 민간고용 21만2000명↑..전망 하회
이날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달 미국의 민간 신규고용자 수가 21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2만명을 밑돌고 직전월(1월) 기록인 25만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ADP 고용지표는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통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고용지표들의 동향을 미리 파악하곤 한다.
하지만 1월 민간 신규고용자 수는 종전 21만3000명에서 25만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괜찮다는 신호로도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6일로 예정된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 비제조업 지표 양호, ‘경기 호전’ 지속
고용지표가 다소 엇갈리게 나온 것과는 달리 비제조업 지표는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먼저 정보제공업체 마르키느는 지난달 서비스 PMI 확정치가 57.1을 기록했다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인 동시에 직전월(1월) 기록인 54.2보다는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하부지수인 신규 사업지수는 지난 1월의 51.7에서 지난달엔 57.1로 뛰었다. 신규 사업 상태가 개선되면서 전체 PMI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경기는 월말을 향해 다가갈수록 개선세가 강했다"며 "이는 동부해안을 강타한 혹한과 서부해안의 항만 적체가 해소된 데 힘입은 것이며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지표를 금리인상의 근거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기록인 56.7보다 약간 높고 시장 전망치인 56.5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번 비제조업 PMI의 개선세는 하부지수인 고용지수가 최근의 약세에서 반등한 데 힘입은 것으로 이로써 비제조업 PMI는 61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비제조업(서비스) 부문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67%를 차지한다.
고용지수는 1월의 51.6에서 지난달엔 56.4로 뛰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수치는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였다.
◇ 유로/달러 11년 만에 최저
유로/달러 환율이 11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경기 확장을 가리키면서 6월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 완화에 돌입할 예정인 점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 하락한 1.10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9월 9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0.7% 하락한 1.5261달러를 나타내며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낸 것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경기 확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을 뛰어 넘었다.
노무라 증권의 찰스 아르노 이코노미스트는 "단지 유로화 약세가 아니라 우리는 달러 강세를 지금 보고 있다"며 "더 많은 투자자들이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일부는 지표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우디 가격 인상에 국제유가 상승, 금값 3일째 하락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하던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단가 인상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7달러(2.5%) 오른 51.7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4월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원유 단가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판매가격은 배럴당 1.4달러를 인상, 2012년 1월 이후 최대 인상폭을 기록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최대 산유국인 동시에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이어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오전에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1000만배럴 넘게 증기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5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주(~2월27일) 석유 재고가 전주대비 1030만3000배럴 증가한 4억444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망치인 416만배럴 증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가 전날보다 34센트(0.6%) 소폭 하락한 60.68달러를 기록한 것도 재고증가 때문이었다.
반면 국제금값은 3일 연속 하락했다. 비록 예상에는 못 미쳤지만 고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고용지표가 양호하다는 의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3.5달러(0.3%) 떨어진 1200.9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97.7달러까지 하락했지만 1200달러선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5월 인도분 은 가격은 온스당 13.8센터(0.9%) 하락한 16.158달러를 나타냈다.
USA골드의 피터 그랜트 애널리스트는 "첫번째 금리인상이 언제 이뤄질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6일 발표되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자수가 많게 나오게 되면 금리인상이 6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라며 "이 경우 금 가격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