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달러 강세로 3대 지수 1.5%이상 급락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3.11 05:25

다국적기업 이익 감소 우려 커져, 다우 5개월만에 최대 낙폭… 백악관도 강달러 이례적 불만 표시

뉴욕증시가 달러 강세로 인해 다국적 기업들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로 1.5% 넘게 급락했다. 경제지표들은 경기회복 신호를 보냈지만 달러 강세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 국제유가 마저 급락하며 관련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50일 평균 이동선 아래로 떨어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332.78포인트(1.85%) 급락하며 1만7662.9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9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S&P500 지수 역시 35.25포인트(1.7%) 떨어지며 2044.18로 마감했다. 나스닥도 장 마감 직전 낙폭을 확대하며 82.64포인트(1.67%) 내린 4859.80을 나타냈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전략분석가는 “에너지와 달러 강세가 주식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2003년 2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상승했고 유로/엔 환율 역시 129.84엔까지 떨어지며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9% 상승, 최근 4 거래일 동안에만 3.3%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용지표 훈풍, 금리인상 가능성↑ 달러 강세 부추겨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먼저 월간 구인건수는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고용시장 훈풍을 재확인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고용 및 이직에 대한 보고서(JOLTs)를 내고 1월 구인건수가 499만8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5만건에는 못 미쳤지만 2001년 1월(527만3000건) 이후 최대치였다. 노동부는 당초 지난해 12월 구인건수가 502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 487만7000건으로 하향 수정됐다.

앞서 발표된 2월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 2008년 5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임금인상에 나서는 기업들도 증가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미국의 2월 소기업낙관지수가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98.0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후 몇 개월 내 직원 임금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소규모업체의 비율이 전월 대비 2%포인트 오른 14%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1월 도매재고는 예상 외로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도매재고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1% 감소)를 웃돈 결과다.

◇ 달러 가치, 12년 만에 최고… 유가·금 등 상품 가격 급락

고용시장 안정이 재확인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더해지며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더 높이 치솟았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3% 내린 1.071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2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로/엔 환율 역시 129.84엔까지 떨어지며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월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한 이후 2.5% 상승했다. 연말에 비해서는 무려 8.4% 올랐다. 그 만큼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1유로=1달러'가 되는 '패리티'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3개월 내에 유로/달러 환율이 1.05달러까지 하락한 후 내년 초에 패리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도 이례적으로 달러 강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인 제이슨 퍼먼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달러 강세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 실물 경제 협회(NABE) 컨퍼런스 연설에서 "매 분기가 지날수록, 매해가 갈수록 (미국을 제외한)전세계 나머지 국가의 (경제) 성장이 진정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강달러 현상 및 전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미약한) 성장세로 인해 미국이 수출 분야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역풍은 (미국의) 전반적인 국내총생산(GDP)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강세는 상품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먼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1달러(3.4%) 급락한 48.2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6일이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상품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2달러(3.7%) 하락한 56.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값도 달러 강세 여파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4달러(0.6%) 하락한 1160.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4.3센트(0.9%) 떨어진 15.633달러를 나타냈다.

◇ '애플 와치' 발표에도 주가 하락

애플은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와치’를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2% 넘게 하락하며 124.51달러까지 떨어졌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반스&노블의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어반 아웃피터스는 11.52% 급등했다.

전날 1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선언한 퀄컴은 장 초반 2% 넘게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1.13% 하락 마감했다. 퀄컴은 배당 역시 지난해 42센트에서 올해 48센트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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