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아시아와 유럽증시의 강세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고강도 개혁 작업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10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4월 들어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돌파했다. S&P500 지수도 2100 고지를 탈환했고 나스닥은 5000포인트까지 한 자릿수를 남겨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8.92포인트(0.55%) 오른 1만8057.65를 기록했다. S&P500은 10.88포인트(0.52%) 상승한 2102.0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1.41포인트(0.43%) 오른 4995.98을 나타냈다.
이처럼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글로벌 증시 랠리와 GE의 개혁 등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증시는 200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일본 증시 역시 장중 한때 15년 만에 2만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럽 증시 역시 영국과 독일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수준에 육박했다.
여기에 대형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M&A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것도 지수 상승에 보탬이 됐다.
◇ GE 금융사업 접고 본업 제조업에 집중… 500억달러 자사주 매입키로
이날 최대 관심사는 GE였다. GE는 비주력인 부동산과 금융사업을 정리하고 항공기 엔진과 발전용 터빈, 의료기기 등 본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동시에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발표했다.
GE는 먼저 금융사업부문인 GE캐피탈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00억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265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웰스파고에 매각하기로 했다.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GE캐피탈은 제조업을 지원하는 일부 부문만 남게 될 전망이다. GE의 구조조정 작업은 앞으로 2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GE의 금융사업 부문은 전체 수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융 사업이 정부의 규제를 많이 받는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왔다.
한때 GE는 금융 부문의 이익 비중을 2018년까지 9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금융사업 확대 전략이 실패했음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하지만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금융 사업에 대해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씩 매입했던 부동산은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GE캐피탈의 부실로 이어졌다.
심지어 GE캐피탈의 부실은 모회사인 GE까지 흔들었고 정부의 비상대출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멜트 회장은 "이번 조치는 주요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성장과 낮은 이자율, 높은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이 금융 부문 자산을 매각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며 "규제 당국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E는 오는 2018년까지 900억달러 상당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여기에는 500억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도 포함돼 있다.
이멜트 회장은 이와 관련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GE 투자자들은 종전과 같은 주당순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 왔던 정당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GE의 강도 높은 개혁 작업으로 인해 제조업 부문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GE는 앞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전사업부 GE어플라이언스를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에 매각했다. 대신 핵심 부문인 발전·전기설비 사업 강화를 위해 프랑스 알스톰사의 관련 사업부를 140억달러에 인수했다.
GE의 개혁작업에 시장도 환호하고 있다. 이날 GE 주가는 전날보다 10.8% 급등한 28.51달러를 기록했다.
◇ 美 3월 수입물가 0.3% 하락… 달러 강세 여파
미국의 3월 수입물가가 달러 강세 영향으로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이날 3월 수입물가 지수가 0.3%(계절조정치 적용)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2% 하락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유류 수입을 제외한 수입물가 지수는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수입 유류 가격은 0.8% 상승했고 지난 2월에도 5.2% 급등했었다.
최근 1년간 수입물가 지수는 유가 급락 영향으로 10.5% 하락했다. 유류 수입을 제외하더라고 1.9%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처럼 수입물가가 하락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평가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기준을 2%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목표에 못 미치고 있다.
반면 3월 수출물가 지수는 0.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유럽증시도 ‘사상 최고치’ 육박
유럽증시는 아시아와 미국 증시의 랠리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소식에 힘입어 IT 관련 주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유럽증시에서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6% 오른 7095.36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71% 상승한 1만2374.37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60% 오른 5240.46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92% 오른 412.93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애플이 스마트워치 예약 판매에 돌입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6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 덕분에 IT관련 주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또 핀란드 노키아가 지도 사업 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IT 관련 주에 힘을 보탰다.
◇유가·금값·달러 동반 강세
이날 유가와 금값, 달러가 모두 상승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유가나 금값은 떨어진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5달러(1.7%) 상승한 51.64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1.25달러 오른 59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채굴건수는 42건 줄어든 760건을 기록했다. 미국 원유 채굴건수는 지난해 10월 1609건에서 53% 급감했고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금값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인상 지연 전망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9% 상승한 1204.6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 금값이 상승한 것은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좋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경제지표가 악화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가치가 높아진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산업생산과 공업생산 관련 지표가 발표된다.
달러는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다시 1.06달러 선이 위협받고 있다. 유럽의 금리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달러와 엔화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4% 떨어진 1.06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1.0592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 3월18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4% 오른 99.35를 기록했다.
뉴욕 노무라증권의 옌스 노르빅 외환 담당 전략분석가는 "유럽의 실질금리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자산배분 차원에서 유럽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