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에 트럼프 웃는다…미국 에너지 수출 '사상 최대'

호르무즈 봉쇄에 트럼프 웃는다…미국 에너지 수출 '사상 최대'

이병권 기자
2026.04.25 19:2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4.24. /사진=민경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4.24. /사진=민경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미국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대체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다만 전시 특수에 가까운 흐름일 뿐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주 하루 평균 1290만 배럴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 집계에서도 최근 미국산 LNG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란 등 중동에서 심화하는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산 원유·LNG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국의 에너지 수출이 대거 늘었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미국산 에너지로 급히 눈을 돌렸다.

실제 아시아의 미국산 원유·LNG 수입은 3~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유럽 역시 카타르산 LNG 공급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미국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95%를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560억달러 규모 에너지 계약을 체결했고 한국 우리나라도 중동 의존도를 기존 6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 낮추고 있다.

(실 비치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 2025년 11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 비치 인근 해안에서 바라본 원유 시추선. 2026.1.27./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실 비치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실 비치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 2025년 11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 비치 인근 해안에서 바라본 원유 시추선. 2026.1.27./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실 비치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미국 정부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에너지 패권 강화' 성과로 평가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4일 "기록적인 생산량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동산 원유 공급이 차단된 국가들에게 안정적이고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아시아 정유시설 상당수가 황 함량이 높은 중동산 원유 처리에 맞춰 설계돼 있어 상대적으로 가벼운 미국산 원유를 대량으로 소화하려면 설비 개조가 필요하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는 정유시설 개편에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등 주요 수출 거점의 처리 용량이 이미 한계에 근접했고 신규 인프라가 완공될 시점에는 중동산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미국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외교적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안보·기후정책을 둘러싼 미·유럽 갈등을 고려하면 유럽이 미국산 에너지 의존도를 무작정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