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 악화 우려↓ 유가 급등에 상승 마감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4.16 05:22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데다 국제 유가 급등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경기전망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려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0.79포인트(0.51%) 상승한 2106.63을 기록했다. 다우지수 역시 75.91%(0.42%) 오른 1만8112.61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33.73포인트(0.68%) 오르며 5011.02를 나타냈다.

특히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전날보다 10포인트(0.29%) 상승한 1275.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주들은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2.5% 넘게 올랐다. S&P500 지수 10개 부문 가운데 소비·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9개 부문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센터 펀드의 제임스 아베이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낮아진 기대치를 뛰어넘거나 이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은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과 기업실적이 하락하는 가운데도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베이트 CIO는 “지금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37곳이 1분기 실적을 내놨다”며 “35개 기업의 실적은 기대 이상이거나 예상치를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 연준, 미국 경제 성장 지속하고 있다 평가

이날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일부 타격을 입었지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12개 관할 지역 가운데 8개 지역이 ‘보통’ 또는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4개 지역도 경제활동 속도가 꾸준하거나 약간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연준은 "클리블랜드와 애틀랜타, 미니아폴리스, 캔자스시티, 댈러스를 포함한 몇몇 지역의 제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해고가 있었다"며 "유가 하락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또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인한 악영향에서도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경기가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연준의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의 경기 상황을 평가한 것으로 오는 28일과 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참고 자료로 사용된다.

◇ 제조업 부진, 경기둔화 우려↑

연준의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악화되며 경기둔화 우려를 키웠다.

먼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달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2를 나타내 시장 예상치인 7.0을 크게 밑돌았다. 직전월(3월) 기록인 6.90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미국 뉴욕주 및 뉴저지 북부, 코네티컷 남부지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낸다. 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3월 산업생산 역시 전월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예상치는 0.5% 감소였다. 광산과 설비 부문의 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전체 설비가동률은 78.4%를 기록해 2월의 79.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다. 설비가동률은 슬랙(slack·완전고용과 현재 고용 수준의 차이)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물가상승세가 나타내기 전에 성장이 가속화할 여지가 얼마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날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이달의 미국 주택시장지수가 5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55)를 뛰어넘는 동시에 직전월(3월) 수정치 기록인 53보다도 높은 것이다.

주택시장지수가 50을 넘을 경우 주택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50을 웃돌고 있다.

◇ 국제유가 6% 급등, 금값 1200달러 돌파

이날 국제 유가는 6% 가까이 급등하며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1달러(5.8%) 급등한 56.3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반면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량이 예상에 그게 못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원유 재고가 130만배럴 증가한 4억8359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2일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인 동시에 전문가들의 예상치 410만배럴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특히 5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하루 4만5000배럴 감소한 498만배럴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의 월별 셰일가스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4년 만이다.

국제 금값도 달러 약세 영향으로 다시 12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7달러(0.7%) 상승한 1201.30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1.8센트(0.7%) 오른 16.2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금값이 상승한 것은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4% 하락한 98.3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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