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방황하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금리인상 지연 전망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주가지수가 상승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많아지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64포인트(0.08%) 하락한 2104.99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6.84포인트(0.04%) 떨어진 1만8105.77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3.23포인트(0.06%) 내린 5007.79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실적은 호재로 작용한 반면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지표는 악재로 작용했다.
장초반에는 유가가 하락하며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뉴욕증시는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 관련 주들이 반등에 성공,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하지만 장초반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가 약세를 기록했다.
밀러타박&코의 매트 메일리 증시투자전략가는 "S&P지수가 사상 최고치 목전까지 올라왔다"며 "새로운 고점을 기록하기 앞서 숨고르기가 나타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 하락도 확실히 영향을 주고 있으며 짧은 기간에 놀라운 상승세를 펼친 유럽증시도 과매수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골드만삭스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악화 우려↓
기업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으며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먼저 골드만삭스는 1분기 순익이 28억4000만달러, 주당 5.94달러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주당 4.26달러였다. 매출 역시 기대보다 많은 10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 역시 1분기 순익이 작년보다 21% 증가한 47억7000만달러, 주당 1.51달러를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순익은 주당 1.52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주당 1.39달러를 손쉽게 웃돌았다.
매출은 부진했지만 비용 감축에 노력을 쏟은 것이 순익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1분기 씨티의 지출 규모는 전년대비 10% 감소한 10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법적비용은 4억300만달러로 같은 기간 65% 급감했다.
미국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은 기업이 많지 않으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공포감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분기 S&P500 상장기업들의 수익이 전년대비 5.6%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가입자수가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주가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기준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488만명으로 집계돼 넷플릭스 자체 전망치인 405만명을 대폭 상회했다.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해 넷플릭스가 내놓은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 같은 가입자 확대를 이끌었다는 진단이다.
◇주택·고용 지표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웠다.
먼저 3월 주택착공건수는 92만6000건을 기록해 전월대비 2.0% 증가했다. 앞서 시장이 예상한 104만건, 15.9% 증가에 한참 못 미친 수준이다. 이로써 미국 주택착공건수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건 이하를 기록했다.
향후 주택 경기를 반영하는 건축허가건수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월 건축허가건수는 103만9000건으로 전월대비 5.7% 감소했다. 시장은 108만1000건, 1.9% 감소를 전망했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2000건 늘어난 29만4000건을 기록했다. 6주 연속 30만건을 하회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28만건에는 웃돈 수준을 보였다.
다만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2750건으로 지난주 기록했던 15년래 최저인 28만2500건에 근접한 수준을 지속했다.
◇ 달러·금↓ 국제유가 6일 상승 이어가
부진한 경기지표는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특히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아직 금리를 올릴 시기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낸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 급등한 1.080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역시 0.24% 하락한 118.86엔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는 장초반 하락세를 극복하며 6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32달러(0.6%) 상승한 56.71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올해 최고치다. 최근 6일간 국제유가는 12% 급등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폭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예맨 서부의 주요 원유 수출시설이 반군에 장악됐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12만~14만배럴의 원유가 수출된다.
반면 국제 금값은 소폭 하락하며 다시 12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3달러(0.3%) 하락한 119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 금값은 장중 한 때 1194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미국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금리인상을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며 소폭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