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못 쓰는 게 아니라 안 쓰는 게 문제"

김신회 기자
2015.04.22 15:07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세 둔화…콘텐츠·인식 개선 절실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인터넷 확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애를 태우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아직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IT업계의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는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터넷 사용 인구를 늘리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IT 기업들이 세계를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손을 뻗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실제 인터넷 확장 속도는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저가 스마트폰이 쏟아지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구글은 각각 드론(무인항공기)과 비행풍선을 활용해 소외지역의 인터넷 연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 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됐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인터넷 인구 증가율은 2005-2008년 15.1%에서 2009-2013년 10.4%로 떨어졌다. 맥킨지는 오는 2017년 전 세계 인터넷 인구는 36억명으로 9억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년 뒤에도 대략 40억명이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게 되는 셈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최고경영자)가 2013년 2010년대 말이면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전혀 딴판이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글로벌개발연구소의 앤 메이 창 소장은 인터넷 사용 인구를 늘리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글 출신인 그는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해 지구 끝까지 손을 뻗겠다'는 말은 매력적이지만 기술적으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접속을 막는 '사회적 장벽'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임금, 디지털 문맹, 콘텐츠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주목할 것은 빈곤이나 디지털 문맹 같은 직접적인 요인보다 콘텐츠나 인터넷에 대한 인식 등 간접적인 요인이 오프라인 인구의 온라인 유입을 막는 데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맥킨지의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카라 스프라그는 "처음엔 가난이나 무지, 문맹 등이 인터넷 접속을 막는 주요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소수에만 해당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는 인터넷을 사용할 여력이 있어도 외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 역시 2년 전 저개발국 인터넷 지원 비영리기구인 인터넷닷오르그(Internet.org)를 출범시킬 때는 가난이 인터넷 접속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흥시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어떤 데이터프랜(데이터 요금제)을 쓰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데이터플랜이 뭐냐'는 대답이 돌아온 것이다.

저커버그는 "모두를 인터넷에 접속시키려면 새 기술과 경제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관건은 콘텐츠와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과 구글 등은 현지 실정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저커버그는 인터넷닷오르그가 향후 몇 년간 소외지역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이 인터넷 사용 인구를 늘리려면 인터넷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면대면 접촉을 늘리고 현지 정부와 통신사, 비영리기구, 학교 등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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