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닷컴버블(거품)을 연상시켰던 기술주 거품이 다소 꺼지는 분위기라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21일 보도했다. 비상장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치솟고 있지만 최근 IT업계의 M&A(인수합병) 및 IPO(기업공개) 바람이 수그러든 게 제2의 닷컴버블이 오그라들고 있다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이날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T업계의 M&A 규모는 223억달러(약 24조396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었다. M&A 1건당 거래액은 평균 3억5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7% 감소했다.
PwC는 IT업계의 M&A 규모가 이렇게 쪼그라든 건 거래액이 10억달러 이상인 '메가딜'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메가딜이 분기 평균 9건 있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5건에 불과했다.
IT업계의 IPO(기업공개) 열기도 시들해졌다. 올해 1분기 IT업계는 5건의 IPO로 13억달러를 조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건, 분기 평균 15건의 IPO가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IT업계의 IPO 시장이 잠잠해진 것은 비공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붐을 이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택시 어플리케이션(앱) 우버와 사진 공유 앱 스냅챗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버는 지난해 6월 12억달러를 조달할 때 170억달러, 같은 해 12월 또다시 12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400억달러로 기업가치를 키운 데 이어 최근 15억달러 이상을 더 투자받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타결되면 우버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로 불어난다. 우버가 450억달러짜리 기업으로 평가받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비상장 신생기업이 되는 셈이다.
PwC는 그러나 IT업계의 빅딜이 곧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통신장비업계에 통합 바람이 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소프트웨어업계의 M&A 규모는 1분기에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이다. IT서비스 분야는 사상 처음으로 M&A 규모면에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PwC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에서 IT업황을 대변하는 나스닥지수는 최근 15년 만에 5000선을 회복하며 지난달 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선물시장에서 나스닥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31% 줄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눈치 빠른 투자자들이 나스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