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 회복 신호에 달러 강세…3대 지수 1% 급락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5.27 05:14

부동산 거래 회복 기업투자 '기지개' 소비심리도 개선…엔 환율 8년만에 123엔 돌파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3대 지수가 1% 넘게 급락했다. 경기지표가 호전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6포인트(1.03%) 하락한 2104.2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 역시 190.48포인트(1.04%) 떨어진 1만8041.54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56.61포인트(1.11%) 내린 5032.7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최근 3주내 최고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신규 주택매매건수와 기업의 투자 지표는 일제히 경기 회복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경고’가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그는 지난 22일 ‘경기 지표가 호전된다면 연내 금리 인상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을 부인했다.

또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로 빠져든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애플의 주가가 2% 급락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 각종 지표 ‘경기회복’ 신호 뚜렷… 금리인상 우려↑

먼저 미국의 지난 4월 신규 주택매매건수는 전월 대비 6.8% 증가한 51만7000건(연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6% 증가를 웃돈 것이다. 연중 주택거래가 가장 활발한 봄철 거래가 예상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가 7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한 예상치(중간값)는 50만8000건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출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주택 공급이 제한되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고 진단했다. 풀티그룹과 홈디포를 비롯한 미국의 주택관련 업체들은 봄철 판매가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해 왔다.

미국 기업들의 시설투자 의지를 반영하는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항공기 제외) 역시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를 유지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8%포인트 웃돈 것으로 전월 증가율(-0.5%)도 앞질렀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미국 기업들의 미래 신규 장비 투자를 가늠케 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지난 4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0.5% 감소하며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미국의 내구재 주문 증가율은 이로써 전월 5.1%(수정치)를 나타낸 이후 다시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섰다.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 지표 역시 개선됐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미국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95.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 달러 1% 가까이 급등, 엔 환율 약 8년 만에 123엔 돌파

경기지표 호조는 달러 가치 급등으로 이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9% 상승한 97.24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0.9% 하락한 1.0876달러를 나타내며 5월 들어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7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23엔 선을 상향 돌파(엔화 가치 하락)했다.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가속화하면서 연내 달러/엔 환율이 125~130엔 선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말까지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금리인상 수순에 돌입하면 엔화 약세(엔저)가 탄력을 받으면서 일본 상장기업들의 실적에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몬지 소이치로 다이와SB인베스트먼트 수석 전략가는 일본 국내 경기가 회복 기조에 있어 기업을 기점으로 한 경기 선순환이 강해질 경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전면적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2만5000 선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늘었다고 소개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해 2만437.48로 마감했다. 이는 200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크레딧아그리콜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엔화약세를 "급격한 변동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엔화 약세(엔저)를 용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국제 유가·금값 일제히 급락

달러 강세는 국제 유가와 금값도 끌어 내렸다. 먼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69달러(2.8%) 급락한 58.0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1.8달러(2.8%) 떨어진 6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원유 시추 건수는 최근 들어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7.10달러(1.4%) 하락한 1186.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11일 이후 2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30.5센트(1.8%) 급락한 16.7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그리스 협상 다시 교착상태, 유럽증시 하락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은 다시 꼬이는 모양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전날 칼럼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문에서 "우리의 채권단이 여전히 긴축 강화를 주장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같은 치료를 수용하지 못하며 향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4일 BBC와 회견에서도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한 협상 타결을 향해 진일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 타결 여부는 국제채권단의 태도에 달렸다고 못 박았다.

유럽 주요증시는 그리스 채무 우려와 FRB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인해 하락세로 기울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 하락한 6948.99로 마감했다. 전날 공휴일을 맞아 런던증시와 함께 휴장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도 1.61% 내린 1만1625.13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전날보다 0.66% 하락한 5083.54에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0.7% 내린 403.61로 마감했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전날에는 영국, 독일, 스위스가 공휴일로 휴장하며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0.2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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