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기지표 호조와 장 막판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5.01포인트(0.78%) 상승한 1938.6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17.65포인트(0.72%) 오른 1만6516.22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47.93포인트(1.03%) 상승한 4685.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100포인트 넘게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출발은 좋았다. 중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일제히 상승 출발했지만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하락 반전했다.
다우 지수의 경우 오전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지만 오후에는 다시 전날보다 6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장 마감 40여분을 남기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애플이 1.45% 오른 것도 보탬이 됐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증시가 일부 반등에 성공했고 일부 과매도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전날 중국 증시는 당국의 위안화 안정 노력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20% 오른 3022.86을, 선전종합지수는 0.39% 오른 1855.39를 기록했다.
◇ WTI, 장중 30달러 붕괴… 7일 연속 하락
증시 최대 악재는 국제 유가였다. 달러 강세와 수요 부진 우려로 장중 한때 30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97달러(3.1%) 급락한 30.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12월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오후 2시(동부기준)경 배럴당 29.93달러까지 하락하며 30달러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0.69달러(2.2%) 하락한 30.86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4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7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WTI는 올 들어 18% 급락했고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17.2% 떨어졌다.
◇ 경기지표 호조, 고용강세 재확인
고용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는 '고용·이직동향'(Jolts)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1월 신규구인이 54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45만건을 밑돈 것이다. 그러나 직전월(10월) 수정치인 534만9000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기록은 당초 538만3000건에서 534만9000건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해 11월 고용률은 직전월과 같은 3.6%를 기록했다. 이직률은 직전월보다 0.1%포인트 높은 3.5%, 퇴직률은 직전월과 같은 2%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미국의 고용시장 강세를 재확인해주는 것이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시각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소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예상을 웃돌았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지난해 12월 소기업낙관지수가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95.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95.0)와 지난 5년간 평균치(93.6)는 상회했지만 지난해 평균치(96,2)보다는 낮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역사적으로 해당 지수가 95.0을 가리키면 리세션(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수치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 달러 ‘강세’ 금값 사흘째 ‘하락’
달러는 중국 증시가 소폭 반등하는 등 안정을 되찾으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7% 상승한 98.9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는 1.085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전날 수준인 117.71엔에 거래되고 있다.
미즈호증권(뉴욕)의 시레엔 하라지 외환 전략분석가는 "이번 주는 지난주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와 엔화의 경우 금리가 낮아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통화를 조달, 금리가 높은 미국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주의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든 유럽과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 금리 인상이 예정된 미국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확산됐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들 품목의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달러의 경우 200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강세는 금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1달러(1%) 하락한 1085.20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1.4센트(0.7%) 떨어진 1.959달러에 마감, 6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1.5센트(0.8%) 내린 13.87달러를, 백금과 팔라듐도 각각 0.9%씩 하락했다.
◇ 유럽증시, 자동차 선전에 5일만에 반등
유럽 증시는 자동차와 유통업종의 선전에 힘입어 5일 만에 반등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1.08% 상승한 1349.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88% 오른 343.22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1.23% 상승한 3064.66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98% 오른 5929.24를 기록했다. 독일 DAX30지수는 1.63% 상승한 998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53% 전진한 4378.75에 장을 마감했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부문이 2%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씨트로엥(PSA)은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1.16% 올랐다고 밝히면서 4.8% 급등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폭스바겐도 각각 약 3%씩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