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꽂자마자 순식간에…'8분 38초' 풀충전, 中 전역에 2만개

전기차 충전 꽂자마자 순식간에…'8분 38초' 풀충전, 中 전역에 2만개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4.24 19:58

'스마트카 생태계'로 채워진 오토차이나 2026…현대차, '아이오닉V'로 도전장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6' 행사장 내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서 영하 30도 환경을 구현해 초고속 충전을 시연하는 장면. BYD의 블레이드2 배터리는 영하 30도에서도 12분이면 충전을 끝냈다. /사진=안정준 특파원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6' 행사장 내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서 영하 30도 환경을 구현해 초고속 충전을 시연하는 장면. BYD의 블레이드2 배터리는 영하 30도에서도 12분이면 충전을 끝냈다. /사진=안정준 특파원

전기차에 충전기를 꽂자마자 배터리 게이지가 순식간에 차오른다. 24% 충전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이미 120km를 달릴 수 있는 충전량을 확보한 배터리 게이지는 다시 5분만에 70%를 가리켰다. 전기차 실사용 기준 완충 단계인 97%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분 38초.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선 "지금부터 재충전 없이 약 7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오토차이나 2026'(이하 베이징 모터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중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중국의 핵심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신차 이상으로 공들여 보여준건 '스마트카 생태계' 자체였다. 전기차를 빠르게 충전해 최첨단 운영체제(OS)로 각종 편의, 안전 사양이 통합된 탑승 공간에서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경험을 축구장 약 50개 규모에 달하는 전시장 곳곳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8분 38초만에 배터리 완충…이런 충전소 중국 전역에 2만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6' 행사에서 BYD가 공개한 풀사이즈 SUV '다탕'/사진=안정준 특파원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6' 행사에서 BYD가 공개한 풀사이즈 SUV '다탕'/사진=안정준 특파원

올해 전시의 백미는 중국 1위 완성차 기업을 넘어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한 BYD였다. 행사장 E3관 전체를 사용하며 모든 브랜드 제품 라인업과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BYD가 이날 공개한 SUV '다탕'은 다음 달 중국에서 출시되는 왕조(Dynasty) 라인업의 첫 풀사이즈 SUV였다. 한번 충전에 8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 최고출력은 585kW(약 796마력)에 달한다. 플래그십 세단 씰08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1000km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최고출력은 510kW(약 694마력)다.

두 모델엔 BYD가 지난달 공개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시간을 사실상 내연기관 수준으로 단축한 배터리다. 제원상 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70%를 충전하고 9분이면 97%에 도달한다. 영하 30도 환경에서도 12분이면 충전을 끝낸다.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BYD의 기술이 집약됐다.

BYD는 전시장에서 이 같은 블레이드 배터리의 충전성능을 관람객들에게 직접 보여줬다. BYD의 전기차 '송 플러스 EV(Song PLUS EV)'에 충전건을 삽입한 뒤 충전 게이지가 올라가는 과정이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97% 충전까지 실제로 걸린 시간은 8분 38초로 제원상의 9분 보다 오히려 빨랐다. 97%까지 충전 과정에서 충전 속도 저하나 이상과열 현상은 감지되지 않았다. BYD 관계자는 "빠른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빠르면서도 안정적이고 안전한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말했다.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충전이 실시간 시연되는 장면. 전기차 실사용 기준 완충 단계인 97%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분 38초였다./사진=안정준 특파원
BYD의 초고속충전 브랜드 '샨충(閃充)' 부스에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충전이 실시간 시연되는 장면. 전기차 실사용 기준 완충 단계인 97%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분 38초였다./사진=안정준 특파원

BYD는 충전 사용자 편의성도 강조했다. 충전 전용 앱 1회 등록 후 중국 내 모든 충전소에서 별도 인증 없이 사용 가능하단 것. BYD는 초고속충전 네트워크 '샨충'을 중국 전역에 5000개 가동중인 상태다. 이를 올해 말까지 2만개 까지 늘린단 목표다. 이날 왕촨푸 BYD 회장은 행사장을 찾아 BYD 산하 브랜드 전시관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식당 예약해주는 자동차…이제부턴 차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

BYD가 초고속 충전 생태계를 보여줬다면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통합 OS 플랫폼 기업 화웨이는 차량 OS와 AI 기반의 통합 생태계를 제시했다. 이징, 치징, 멍스, 아웨이타 등 협력 완성차 기업들과 함께 전시관을 구성한 화웨이는 최신 자율주행(ADAS) 시스템 5세대 버전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첫 공개된 대형 6인승 플래그십 스마트 SUV '이징 X9'을 통해 '화웨이 OS 풀패키지'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징 X9엔 △하모니OS 기반 콕핏△ADS 5.0 자율주행△896라인 라이다△AI 인식 실내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 가운데 하모니OS는 차량 내부의 모든 기능을 통합해 디스플레이, 앱,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만드는 뼈대인 셈이다. AI 인식 실내 시스템은 자율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동시에 음성과 행동 등 탑승자의 상태를 이해하는 기능이다.

화웨이 스마트카 사업 총괄 CEO(최고경영자)가 24일 첫 공개된 대형 6인승 플래그십 스마트 SUV '이징 X9'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화웨이 스마트카 사업 총괄 CEO(최고경영자)가 24일 첫 공개된 대형 6인승 플래그십 스마트 SUV '이징 X9'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이징 X9에선 뒷좌석 탑승자가 "조금 덥다"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최적의 온도를 추산해 에어컨을 가동해주고 "30분 뒤 식당을 예약해 줘"라는 지시에 알아서 식당 목록을 추전하고 예약까지 대신 해주는게 가능하다.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가 각각의 독립 화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연결해 주행과 차량 상태 정보를 파악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등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진위즈 화웨이 스마트카 사업 총괄 CEO(최고경영자)는 이징 X9을 소개하며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OS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스마트 디바이스"라며 "오늘 공개된 기술은 일부에 불과하며 추가 기능과 세부 사항들은 추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中 시장 다시 뚫는 현대차… 전략형 모델 '아이오닉V' 공개

이날 오토차이나 행사에 참가한 업계 전문가들은 BYD와 화웨이 등이 보여준 중국 자동차 기술의 급격한 성장 배경으로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을 꼽았다. 신기술과 신모델을 끊임없이 내놓지 않으면 순식간에 뒤처지는 산업 구조 상 진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

지난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판매이익률은 전년대비 0.2%포인트 하락한 4.1%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자동차 공급 과잉이 이어진 가운데 업계 내부의 기술경쟁은 물론 가격경쟁까지 과열된 결과다. 이 같은 경쟁 과정에서 해외 브랜드의 영향력은 내려가는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장악력은 갈수록 올라간다. 2020년 약 44%였던 중국 토종 브랜드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부단한 혁신만이 중국 시장을 뚫을 무기란 것.

2026 오토차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아이오닉V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 오익균 부사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베이징자동차그룹 장젠용 동사장, 모멘타 CEO 조쉬동, 베이징자동차그룹 창루이 총경리/사진제공=현대차
2026 오토차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아이오닉V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 오익균 부사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베이징자동차그룹 장젠용 동사장, 모멘타 CEO 조쉬동, 베이징자동차그룹 창루이 총경리/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이 같은 중국 시장에 올해 오토차이나 행사를 계기로 재도약의 출사표를 던졌다. 한때 중국시장을 주름잡던 현대차그룹이지만 2020~2025년 현지 판매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동시에 가장 경쟁이 심하고 첨단기술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라며 "많이 배우고, 또 그만큼 얻어가야 할 게 많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513,000원 ▼19,000 -3.57%)는 이날 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번째 중국 전략형 모델 '아이오닉V'를 공개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전동화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아이오닉 V는 중국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제조됐다. 중국 1위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협업한 배터리가 탑재돼 CLTC 기준 1회 충전 시 6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모멘타와 협업해 한층 진보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차량 구매부터 소유까지의 모든 과정을 혁신해 고객 중심적인 전동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신규 전동화 SUV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고,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을 중·대형급까지 지속 확대해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한단 계획이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글로벌 전동화를 선도하는 중국에서 아이오닉 V를 공개한 것은 중국 시장에 대한 깊은 존중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표현한 것"이라며 "아이오닉 V와 새로운 중국 시장 전략으로 글로벌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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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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